1화
“서해원! 안에 있어?”

평화로운 주말 아침부터 시끄러운 소리가 단잠을 깨웠다. 아 물론 11시지만, 대학생에게는 아침이나 다름없었다. 미적미적 일어나 인터폰을 확인하고 급하게 화장실로 뛰어가 머리를 대충 정리했다. 눈곱도 좀 떼고. 저번 주까지만 해도 좋다고 쫓아다녔던 앞집 아저씨를 이 꼬라지로 볼 수는 없으니까
근데 갑자기 왜 왔는지 모르겠다. 이제 겨우 마음 좀 접어보려고 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래 놓고 또 안 받아줄 게 뻔한데 이걸 열어줘 말아.
자기 멋대로 좋아하게 만들어 놓고 포기하려니까 찾아온 게 얄미워 문을 열어주기 싫었다. 어디 한 번 아저씨도 기다리는 사람 마음을 좀 경험해 보라지.

쾅- 쾅- 쾅-

그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지 아저씨가 문이 흔들릴 정도로 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저러다 문짝이 떨어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원래 이러는 사람이 아닌데 순간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문을 열려고 몸을 돌린 그 순간이었다.

이게 뭐야…

검붉은 핏덩어리가 인터폰 카메라를 가렸다. 피가 주르륵 흘러내려 바깥을 비추기가 무섭게 또다시 새빨간 얼룩이 화면을 덮쳤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심장이 쿵쾅거렸다.
설마 아저씨가 나 때문에 잘못된 거 아니겠지. 내가 문을 안 열어서.
인터폰으로 향하는 손이 덜덜 떨렸다. 몸이 굳어 목소리가 나오지도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밖에서는 계속 둔탁한 타격음이 들리고 인터폰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핏자국이 튀고 있었다. 이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도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야! 서해원! 괜찮아?!”

익숙한 목소리였다.
시뻘겋게 물들어 있던 화면이 순간 깨끗해지면서 권단우의 얼굴이 보였다. 밖에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얼굴에 피가 묻은 채로 마치 카메라 넘어 나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화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 말 들리면 대답만 하고 내가 열라고 할 때까지 문 열지 마. 알았지?”

피범벅인 얼굴로 저렇게 침착하게 말하면 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