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이례적인 일이었다. 

강원도 원주시, ‘한스 베이커리’ 입구에는 태성 그룹에서 보낸 특진 축하 화환이 놓여 있고, 벽에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한 씨네 장녀, 태성 그룹 최연소 차장 특진 기념 이벤트]

빵 종류 상관없이 2만 원 이상 구입하면, 한스 베이커리의 베스트 메뉴인 롤케이크 한 박스를 서비스로 주는 통 큰 이벤트이다. 시은의 과장 승진 기념 이벤트를 한 게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시은은 검은색 테일러드 재킷의 깃을 한 번 쓸어 보았다. 8년 만에 꺼내 입는 정장이었다. 오로지 태성 그룹의 면접을 보기 위해 알바비를 털어 백화점에서 구매했었다. 친구 유정에게 빌려볼까도 했지만, 파스텔 톤의 정장을 입고 면접을 볼 순 없었다.

신발장 구석에 처박아 두었던 라운드 토의 검은색 펌프스를 꺼냈다. 이 구두 역시 연식이 8년 되었다. 그러나 신은 적이 거의 없어서 새 것이나 다름없었다. 

빳빳한 가죽이 발을 꽉 조인다. 마치 단단한 안전벨트를 한 트럭 운전수처럼 힘차게 걸어가기 시작했을 때,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은아.
“어, 엄마.”
-엄마가 직장 생활은 안 해봤지만, 그래도 이건 알아. 앞으로 네가 책임져야 할 일도, 사람도 많아질 거야. 월급 많이 받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
“응, 알았어.”
-시은아, 남들 과장 달 때, 넌 차장 됐잖아. 그러면 사람들이 이유도 없이 널 질투하고 견제할 거야. 성질난다고 민재 잡듯이 하면 안 돼. 누가 뭐라고 해도 웃으면서 알겠습니다 해. 요즘 시대가 변해서 직원이 왕이라고 하는데, 아니야. 네 통장에 월급 꽂아주는 사람이 왕이야. 명심해. 네 월급 주는 놈이 왕이야. 

특진과 동시에 갑자기 바뀐 부서에 엄마도 걱정이 된 걸까. 의미심장한 말을 한 엄마는 전화를 끊었다. 듣다 보니 다 맞는 말이다. 

내 월급을 주는 놈이 왕…….

시은은 엄마가 한 말을 되뇌며 또각또각 구두 굽 소리를 내며 걸어갔다.

엄마가 한 말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