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또 실패했습니다."

아나운서 같은 매끈하고 건조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자, 회의실 안의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거대한 화면을 중심으로 길게 테이블이 놓여있었고, 그 주위를 앉아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스크린엔 지도로 보이는 그림과 그 위로 붉은 메시지가 반복되고 있었다.
[삭제 실패]
[대상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데이터 입니다.]

[오류가 발견 되었습니다.]

“삭제 범위를— ”

"범위를 도시 전체로 넓혀도 결과는 같습니다."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단호한 대답이 날아들었다. 날카로운 답변에 누군가 혀를 차며 여성에게 물었다.

"벌써 1년째인데,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 * *

“미제 오류?”

테나가 미간을 작게 찌푸렸다. 건강한 구릿빛 피부가 그녀의 강한 인상을 더 돋보이게 했다. 보랏빛이 감도는 웨이브 머리를 위로 쓸어 넘기며 의아하다는 듯 앞에 앉은 리페를 바라봤다.

“응. 어제 갔다 왔는데, 진짜 안보이더라. 전산엔 잡히는데 눈에는 안 보이고, 시스템 강제 삭제도 안 먹는대.”

“그 정도면 전산이 잘못된 거 아냐? ”

테나의 의문에 리페는 테이블 위의 포크를 빙그르르 돌리며 설명을 이었다.

“글쎄, 그것도 검토 했겠지? 아무튼 현장팀 전체 로테이션이래. 그렇게라도 발견 가능성을 높여야 된다면서.”

“급하긴 한가 보네. 난 아직 받은 내용 없어.”

“순서는 랜덤 인듯? 뭐든 간에 그 제이가 프로젝트 장이니 어떻게든 해결하려 들지 않겠어?”

조잘조잘 떠들던 리페가 어깨를 으쓱였다. 눈부신 그의 금발이 조명에 반사되며 장난스런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띠링-! 띠링-!

옆에서 음식을 우물거리며 그들의 대화를 묵묵히 듣고만 있던 이서의 손목에서 요란한 알람이 울렸다.

“에엥?”

휴지로 입가를 닦으며 손목의 EAS 밴드를 확인하던 이서는 귀찮다는 듯 중얼거렸다.

“아니, 이게 왜 나한테 차례가 오냐…….”

“막내한테? 벌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