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저씨, 남미새가 뭔지 아세요?”
뜻밖의 질문에 운전대를 쥔 김 기사의 시선이 룸미러로 향했다.
뒷좌석에는 그가 운전기사로 일하는 재벌집의 금지옥엽 막내아들, 휘빈이 앉아 있었다. 집에서 출발할 때부터 연거푸 한숨을 짓던 도련님은 휘핑크림을 산처럼 얹은 음료를 빨아 마시면서도 미간을 펴지 않았다. 꼭 쓰디쓴 한약이라도 삼키는 것처럼.
마침 신호등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김 기사는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밟으며 목을 가다듬었다.
“큼, 남미새?”
“네.”
“글쎄……. 남미에 사는, 새?”
사실 아내와 함께 보던 주말 드라마에서 한 번 들어본 말이었다. 그럼에도 모른 척한 이유는 그 질문이 몹시 의미심장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운영하던 카페까지 닫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던 휘빈이었다. 분명 그와 관계된 질문일 터였다.
룸미러 너머로 다시 시선을 던진 찰나 새가 지저귀는 듯한 짧고 높은 웃음소리가 울렸다.
“하하! 아저씨도 그렇게 말씀하시네! 근데 그런 뜻은 아니에요.”
“그러면…….”
“‘남자에 미친 새끼’요. 그거 줄임말이요.”
“아아…….”
김 기사는 싱겁게 대꾸하며 휘빈의 눈치를 살폈다. 방금 전까지 쾌활하게 웃던 휘빈은 또 금세 입술을 일자로 다물었다. 얼굴에선 웃음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채였다.
“저 같은 애를 보고 남미새라고 해요.”
역시. 두문불출을 끝내고 이제 모두 훌훌 털어버리기로 마음먹은 듯하더니 실연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문 건 아닌 모양이었다. 난데없는 자기 비하에 김 기사는 혀를 차며 다시 차를 움직였다.
“어허, 휘빈이 네가 왜.”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남자가 뭐라고, 그동안 제 일상까지 버려가며 너무 집착한 것 같달까요? 그깟 놈이랑 헤어졌다고 방에만 처박혀서 엄마 아빠 속만 썩이고.”
“회장님이랑 사모님이 걱정을 많이 하시긴 했지.”
“그러니까요.”
“그래도 남미…… 그거라고 할 것까지 있나. 젊을 땐 다 그런 아픔도 겪고 그러는 거지. 이제는 이겨내고 이렇게 일도 나가잖아.”
“일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