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그가 돌아왔다.

내 발등에 키스해.”

달콤한 명령이 떨어지자, 크게 뜬 푸른 눈이 요동쳤다.

돌이켜보면, 모든 것은 그 정원에서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그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날의 열기를 머금은 바람이 느껴지듯이.

***

“각하, 가신 일은 잘 되셨습니까?”

블레이크 가문의 집사가 마차에서 내리는 백작을 반겼다.

백작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대로 계단을 오르려다, 문득 멈춰 섰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늘은 쨍하니 푸르고, 정원의 장미는 변함없이 싱그러웠다.

“각하, 안으로 드시지요.”

“오늘, 손님이 오기로 했었나?”

“헨리 도련님이 일전에 말씀하신 귀가 일이 오늘이었습니다.”

“아아, 그렇지.”

아들의 편지를 기억해 낸 그가 품 안에서 시계를 꺼내 들었다.

“그래서 헨리는 어디 있나?”

다음 일정까지의 남은 시간을 가늠한 백작이 집사에게 물었다.

그 순간, 한낮의 열기를 그대로 머금은 바람이 백작의 머리를 흐트러트렸다.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 일전 제게 이르신대로, 초대한....음악 연주자와 정원에서 다과를 즐기고 있습니다.”

집사가 머뭇거리며 답했다.

“주인으로서 인사를 해야겠군.”

백작이 정원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 도련님의 개인적인 손님인데다가, 각하께서는 외출 예정이었으니 구태여 발걸음을 옮기실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게다가....”

집사가 평소와 달리 말을 늘리며 주인을 막아섰다.

“카터.”

백작이 짧게 집사를 불렀다.

“안내하시게.”

“죄송합니다. 각하, 제가 선을 넘었습니다.”

무거운 질책에 집사가 고개 숙여 사죄했다.

“안내하겠습니다.”

대신 집사는 손짓으로 다른 하인들을 모두 저택에서 대기하게끔 했다.

정원을 향하는 백작의 발걸음은 묘하게 빨랐다. 

가제보가 시야에 들어오기도 전에, 소년의 맑은 웃음소리가 정원에 꺄르르 퍼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