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결혼만 하면 산다

1. 데리러 왔어

또각, 또각.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울리는 구두 소리.
제이원 호텔 로비 입구부터 들리는 경쾌한 클래식 선율 위에 여은은 굳은 다짐을 하듯 긴 심호흡을 하며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여러 사람들 속, 그중 덩치가 저보다 두 배는 큰 두 사람 사이에 화려한 예식을 알리는 안내문 앞에 서서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과 함께 시선이 따라 올라갔다.

“이유라……. 3층. 찾았다.”

나지막한 혼잣말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그 앞을 지키던 가드들은 자신의 할 일도 잊은 채 여은이 시선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한 눈으로 바라보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뭐야, 연예인이냐?”

“처음 보긴 하는데 아무래도 그런 거 같지? 아, 초대장 확인 안 했다.”

“야, 됐어. 얼굴이 이미 초대장인데 뭐 별일이나 있겠냐. 얼굴이나 다시 한번 더 봤으면 좋겠다.”

입구에 형식상 세워 놓은 일일 아르바이트생 가드들에게 직업의식이란 게 있을 리가 없었다. 
어차피 위층엔 소속 경호팀이 더 있었고 그들은 그저 고액의 일당이면 충분했다. 

- 3층입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진한 생화의 향기가 여은의 코끝을 찔렀고, 높디높은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천천히 흔들렸다. 

‘할 수 있어, 한여은. 제발 떨지 말자.’

몇 번째 다짐인지도 모르는 이 다짐을 주문처럼 외운 채, 단호하고 규칙적인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겼다. 
그녀의 완벽한 몸매 곡선을 따라 밑으로 떨어지는 하얀 원피스는 걸음걸음마다 우아하게 흔들렸고, 하얀 피부와 대비되는 칠흑 같은 긴 머리가 유혹하듯 살랑거려 저도 모르게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기 충분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오늘의 주인공은 나라는 듯 식장 입구에 서서 하객들을 맞이하던 신랑조차 시선을 빼앗길 만큼 그녀는 치명적이었다. 

활짝 열린 신부대기실 사이로 연신 방긋 웃고 있는 유라가 보였다. 
화려한 장식의 드레스, 화려한 티아라, 화려한 목걸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