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왜 이렇게 밝아⋯⋯ 설마 아침? 뭐지?’
잠을 깬 서우는 평소와 다른 밝은 빛에 눈을 찌푸렸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은 분명히 익숙한데 금요일마다 가는 호텔도 아니고 나림의 자취방도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오늘은 아침마다 느끼던 깨질 듯한 두통도 없었다. 얼마만의 느끼는 감각인지 머리는 가벼웠고 정신은 말끔했다. 다만 낯설지 않은 장소가 묘한 불안감을 형성했다.
서우는 어쩐지 서늘함을 느끼며 주변을 느릿하게 둘러보았다. 주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깔끔하고 모던한 작은 탁자와 원형의 단순한 벽시계 하나.
혼자 사는 집인데도 침대는 큰 게 좋다고 자랑했던 킹사이즈의 드넓은 침대까지. 모두 이곳 주인의 성격만큼이나 군더더기 없고 깔끔했다. 분명…… 여기는.
“일어났어?”
“힉!”
무심하게 들려오는 낮은 음성에 서우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언제 일어났는지 옆에서 태하가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그랬다. 여긴 같은 과 동기이자 절친인 송태하의 자취방이었다. 그것도 송태하의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잤다. 아침까지.
이불에서 냉기라도 흘러나온 듯 오싹 소름이 돋았다. 설마 하며 떨리는 손으로 이불을 들어 올리다 몸이 굳었다.
하반신은 속옷만 입은 채였고 상반신은 제 옷보다 족히 2배 이상은 큰 박스티를 입고 있었다. 이게 대체⋯⋯. 이 티셔츠는 아마도… 서우는 옆을 돌아보았다.
몇 초간의 숨 막힐 듯한 정적이 흘렀다.
분명 어젯밤 중간고사가 끝난 겸 축제 준비를 핑계 삼아 동기들과 모여 술을 마시고…….
얼마나 마셨는지는 몰랐다. 기분 좋게 취해서 태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2차를 가자고 했던가…….
평소에 하도 잠을 띄엄띄엄 자느라 드디어 정신이 나갔던 걸까. 조각난 기억의 파편들은 더 이어지지 못하고 제멋대로 흩어졌다.
‘미쳤지, 진짜. 아무리 마셨대도…….’
대체 여기는 어쩌다 왔을까. 어쩌다 잠까지 잔 걸까. 서우는 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제 머리를 어딘가에 콱 박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기억이 난다면야.
송태하와 아무리 친해도, 종종 집에 놀러 왔어도 맹세코 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