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는 뱀파이어의 향기에 속는다
 
작가 :　담연
 
프롤로그
 
“아… 머리야…….”
‘카시엘(Kassiel)’은 머리를 짚은 채로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살짝 푸른 윤기가 도는 반곱슬의 검은 머리카락이 이리저리 헝클어져 있었다. 옷은 대체 다 어디로 벗어던진 건지, 탄탄한 가슴을 그대로 노출한 채였다. 매끈한 이마 아래로, 속쌍꺼풀이 진 눈이 천천히 열리다 아침 햇살에 이내 감겼다.
“읏… 눈부셔.”
이건 천사 카시엘, 아니 외상 외과 의사 강시영에게 회식 다음 날의 고질병 같은 증상이었다. 이놈의 육체라는 건 정말 생각할수록 쓸모도 없고 형편도 없다. 기왕 지상으로 내려온 거, 술고래 체질로 받았으면 매번 이런 개고생은 안 할 것 아닌가.
‘전투 천사인 내가 알코올 고자라니… 알코올 고자라니!’
왜 인간들은 ‘회식’이라는 걸 즐기는 것인가. 인간 의사들, 그것도 ‘외과 의사’라는 것들은 유독 그 회식에 환장한 놈들이다. 수술이 있으면 고생했다고 술을 먹고, 수술이 없으면 조용하다고 술을 먹는다. 권하는 술을 안 받아 마시면, 무슨 무시라도 당한 듯 얼굴을 붉히며 씩씩대기 일쑤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술하는 과 말고, 동료 천사 ‘카마엘(Kamael)’, 아니 지상명(地上名) ‘강만영’처럼 가정의학과를 전공해서 호스피스 병동 같은 곳에서 잠잠히 일하는 건데. 진짜 형이라도 된 듯 매번 잔소리나 해대는 그 ‘핵노잼’ 천사는, 정말 알코올은 단 한 방울도 입에도 대지 않았다.
천상으로부터 다양한 사명을 받아 지상으로 내려온 천사들. 
강만영이 저더러, 인간들에게 의심받지 않고 목숨 살리는 일을 제대로 하려면 의대부터 가야 한다고 할 때 ‘헛소리하지 말라’고 할걸. 퇴마 신부 ‘루치아노 김영운’으로 활약 중인 ‘우라엘(Urael)’이나 유명 박수무당 ‘천상보살 이도윤’이 된 ‘라파엘(Lafael)’처럼 종교인이나 무속인이 되었으면, 회식 자리에 수시로 끌려가는 일 같은 건 없었을 텐데. 
그 순간.
바로 지척에서 수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쌕… 쌕…….”
강시영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