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13:27, 환경동 생태기반조성부 소속 연구원 린다 페이지(Linda Page)로부터 VF바이러스 양성 반응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감염 경로 및 바이러스 특성은 조사 중이며, 시설 내 이동 기록과 접촉 기록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오염 확산 방지를 위해 Sector E-03(생태기반조성부)의 방화벽을 폐쇄하고 출입을 제한합니다.
​
스페스 내부 커뮤니티에 게시된 긴급 공지였다. 비상 단계는 LEVEL 2. 높은 단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이다.
​
노아 페일은 이제 막 환경동에서 주거동으로 이동한 참이었다. 그가 주거동으로 돌아오기 무섭게 방금 지나온 자리에는 방화벽이 굳게 내려앉았다. 하마터면 방화벽에 깔릴 뻔했다. 벽에 달린 경고등은 평소에 잠잠하다가 이렇게 비상 단계가 발령될 때만 시뻘건 빛을 쏘아 보냈다.
​
근처에 오가던 연구원들도 영문을 몰라 제각기 개인 단말기인 워치를 들여다본다. 노아도 그들을 따라 워치를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내부 커뮤니티의 긴급 공지를 발견했던 것이다.
​
연구원들이 수군대는 것이 상황이 제법 심상치 않은 듯했다. 당일 전 직원 검사 실시라니. 확실히 세계 최고의 기업답다. 이런 대응만큼은 확실하고 발 빨랐기 때문에.
​
특히나 스페스라면 그래야만 했다. 지구에 본사를 두고, 또 약 27년 전에 새롭게 건설된 우주 지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었으니. 천문학과 더불어 인류와 관련된 모든 연구 분야를 다루는 엘리트 집단이니, 바이러스 관리에도 능했다.
​
그럼에도 소속 연구원들이 두려워한 건, 지구에서만 확산하던 바이러스가 기어코 우주까지 닿았다는 점에 있었다.
​
첫 번째 감염자가 나타났으니, 두 번째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다들 생각했을 것이다. 자신이 그 두 번째 감염자가 되지 않길 모두가 바랄 뿐이다.
​
 --------​
​
그곳은 한 줄기 빛이라곤 닿지 않는 캄캄한 ―이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과거를 연구했다.
―는 정의 내릴 수 없는 것으로, 우리는 세계라고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