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받는 법>
강이주
1화. 통보

정윤은 그 집에서 얼른 나오고 싶었다. 집이라는 공간은 쉬어야 하는 안락한 공간이어야 하는데 정윤에게 집은 떠올리기만 해도 스트레스가 밀려오는 공간이 되었다. 얼른 벗어나야 정윤이 살 수 있었다.

“여기는 채광이 조금 안 좋네요.”
“아무래도 옆이 바로 건물이라…. 원하시는 매물이랑 차이가 좀 나죠?”
“네, 여기는 안 될 것 같아요.”

중개사가 다음 집을 또 소개했다.

“그럼 이 집은 어때요.”
“여긴 5층인데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이사비용이나 이동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면 또 다른 집으로 보여줄게요. 잠시만 있어 봐요.”

퇴근 후 혼자 집을 보러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자란 보증금에 마음에 드는 집을 찾으려면 그만큼 발품을 팔아야 했다.

“이 집은 수리해서 나온 집이라 손댈 게 없어서 좋을 거예요.”
“확실히 다른 집보다 컨디션이 좋아 보여요. 인테리어를 새로 한 건가요?”
“원래 주인집이 여기 살려고 했는데, 갑자기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났대. 그래서 급히 내놓은 거래요.”
“아, 그렇구나.”
“여기가 빌라이기는 해도 공동 현관이 잘 되어있어서 보안도 좋고 그래요. 요즘은 이상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남자들도 위험하잖아. 투룸인데, 둘이 사는 거예요?”
“채광도 그렇고 마음에 들어요.”

정윤은 웃음과 함께 중개사의 말을 돌렸다. 

“그럼 총각, 여기로 가계약 바로 할까?”

이제 승민에게 할 말만 잘 정리하면 됐다.

***

“승민아, 나 할 얘기 있어.”
“이따 하면 안 돼? 나 바쁜데.”
“지금 해야 돼.”
“…뭐길래 그래.”
“우리 인제 그만 하자.”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햇수로만 9년, 동거까지 하던 사이인 정윤과 승민. 그런데 정윤의 입에서 이별이 언급됐다. 

“…응?”
“앞으로 친구로 돌아가도 좋고, 그냥 모르는 척 지내도 좋고.”
“무슨 말이야. 왜 그러는데?”
“너도 알 거 아냐. 지금 우리 사이에 사랑이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