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선생님.”
내가 쟤를 가르치면서 배운 건 좆 같다는 말밖에 없는데. 왜 쓰는지 알겠다. 확실히, 지금 상황이 너무 좆 같다. 당직이 이제 막 끝나 피로에 찌들었을 게 분명한 얼굴을 저렇게 또렷한 눈빛으로 쳐다보면 나보고 뭐 어쩌라고.
아무 말도 듣지 못한 사람처럼, 가슴을 옥죄던 가운을 벗어 반듯하게 접었다. 하루를 꼬박 같이 보낸 이 옷이 세균 범벅이든 뭐든, 크로스백 안에 쑤셔 넣는 것 말고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선생님.”
아까보다 두 걸음 더 다가온 신재현이 큼직한 손을 뻗어 내 양어깨를 단단히 붙들었다. 반짝거리던 눈망울이 어느새 날 선 기세를 드러내는 걸 보면 아마 내가 자신을 무시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반쯤 맞았기에 그 생각을 정정해 줄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놓으세요, 전무님.”
진득하게 눌어붙은 피로 탓에 날카로운 음성이 필터를 거치지도 않고 한숨과 함께 배출되었다. 정수리로 쏟아지는 시선이 더 뜨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내가 예절 교육을 잘못 시켰나. 남의 몸에 함부로 손대는 거 아니라는 것도 가르쳤어야 했는데.
“싫다면요.”
선생님의 퇴근을 막는 하극상 제자가 떼를 부리듯이 손에 힘을 더 주었다. 어깨가 얼얼해지는 게 어릴 때 더 팰 걸 하는 후회마저 일었다.
물론, 그렇다고 결과가 바뀌지는 않는다.
“신재현.”
어깨를 꽉 움켜쥔 손이 흠칫 떨렸다. 아직도 그때의 교육 효과가 이토록 뚜렷한데도 애써 외면하려는 꼴이 우스웠다. 날 선 목소리가 무겁게 가라앉기만 해도 엿 같은 상사에서 바로 그때 그 고딩이 되어 버리는 꼴이라니.
“저, 더는 못 기다려요.”
그러나 내 예상은 처참하게 빗나가고야 만다. 고개를 온전히 들어 반항적인 눈빛과 마주하기도 전에 걔의 날렵한 콧대가 눈 깜짝할 사이에 코앞에 다가와 버렸으니까.
“너,”
눈 깜박할 틈도 없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자마자 혀가 해일처럼 들이닥쳤다.
이 미친 새끼가.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거센 흡입력으로 내 혀가 신재현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산소가 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