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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휴일이었다. 모처럼 늘어지는 휴일, 지혁은 간만에 늦잠을 자다 인상을 찌푸리며 잠에서 깨어났다. 오도방정을 떨며 울려대는 핸드폰 때문이었다.

저걸 무음으로 바꿔놨어야 했는데.

치밀어 오른 짜증은 구겨진 얼굴에 고스란히 새겨졌다. 더 자고 싶은데 이미 홀딱 깨버린 상황.

누가 전화했는지 확인은 해봐야겠다는 심보가 불쑥 올라왔다. 지혁은 여전히 몽롱한 가운데 손으로 침대를 더듬었다. 있어야 할 핸드폰은 잡히지 않고 읽다 만 연애 소설만 구겨져 손끝에 걸렸다.

어디 갔어.

지혁은 개슴츠레 눈을 떴다. 여전히 울리는 핸드폰이 정신을 사납게 했다. 머리를 흔들어 뿌연 시야를 걷어냈다. 침대 위에는 핸드폰이 없었다. 소리를 따라 시선이 이동했다. 간밤에 고약한 잠버릇이 도졌는지 핸드폰은 침대 사이로 끼어서 손이 닿지 않는 곳까지 미끄러진 상태였다. 지혁은 머리를 거칠게 쓸어넘기며 전화벨이 멈추지 않는 핸드폰을 향해 기를 쓰고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여자만큼 손이 곱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나 그만큼 얇지만은 않은 손이었다. 결국 반도 들어가지 못하고 벽과 침대 사이에 손이 끼어버렸다.

“하. 아침부터 재수가 없으려니까.”

이제는 전화벨이 끊긴다 해도 지혁은 핸드폰을 꺼내야 했다. 오기가 발동했다. 놀라운 것은 아직 끊기지 않은 전화벨이었다. 상대가 끈질긴지, 이미 한 번 끊겼던 전화벨이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지혁은 간신히 틈에서 빼낸 손등을 잠시 어루만졌다. 벽에 바짝 쓸려 얕은 상처가 남아 있었다. 이전 같았으면 금이야 옥이야 불어가며 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줄 손이었으나, 이제는 그런 게 무쓸모였다. 손은 붙어서 움직이기만 하면 되었다.

허리춤에 손을 얹은 지혁은 침대와 벽을 노려보았다. 틈은 1센티. 딱 핸드폰만 들어갈 넓이였다. 침대의 옆, 그러니까 벽의 맞은편에는 책상이 놓여 있었다. 집이 좁은 것도 아닌데 방이 세 개나 있는 집에서, 두 개를 옷더미에게 빚쟁이처럼 넘겨준 대가로 서재와 침실은 한방에 공존했다.

하.. 책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