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후 다섯시의 사무실. 웅웅거리는 복사기 소음 사이로 나른한 타이핑 소리가 섞여 들었다. 낙원의 책상 위는 이미 포화 상태였다. 토해내듯 쏟아진 종이더미가 파티션 끝까지 위태롭게 솟아 있었고, 모니터 테두리에는 너덜거리는 메모지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의자 등받이에 걸쳐진 낡은 외투는 주인만큼이나 기운 없이 축 늘어져 바닥을 쓸고 있었다. 그때  을진이 다가와 꽉찬 테이블 위로 새로운 뭉치를 툭 던져 넣었다.

“팀장님, 지난번에 말씀드린 김한식 님 건입니다. 사고 경위 깔끔해요. 본인도 마당에서 사다리 타다 넘어진 거라 하고, 초진차트랑 소견서도 딱 맞고요. 그냥 지급하고 터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낙원은 대꾸없이 서류를 넘겼다.

‘자택 내 추락사고’

무미건조한 활자 너머로 엑스레이 사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참하게 으스러진 김한식의 대퇴골. 마당에서 떨어졌다는 궁색한 변명은 그 기괴하게 부숴진 골절상 앞에서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마당에서 떨어졌다고?”

낙원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인체에서 가장 단단한 대퇴골이 고작 사다리에서 굴러 지면에 부딪힌 정도로 이토록 조각 날 수는 없었다. 이정도면 수직 낙하가 아니라, 측면에서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온 둔기에 정면으로 직격당했을 때나 가능한 형상이었다.

“네, 사다리가 한 쪽으로 넘어지면서 체중이 실린거죠. 사고 경위랑 딱 맞아 떨어지잖아요.”

당연한 걸 왜 묻느냐는 을진의 응수에 낙원이 고개를 들었다. 안경 너머 서늘한 시선이 꽂히자 을진이 어깨를 흠칫 떨며 우물쭈물 말을 덧붙였다.

“게다가 피보 본인이 그렇다는데, 굳이 진술을 뒤집을 필요가……”

낙원은 서류 더미에서 필름 한 장을 낚아채듯 뽑아 을진의 코앞까지 들이밀었다.

“정 대리, 너는 피보가 우기면 곧이곧대로 다 줄 거야? 대퇴골이 무슨 젓가락도 아니고. 고작 마당 지붕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이 꼴 안 나.”

검지 끝이 조각난 뼈의 단면을 가리켰다.

“추락은 수직으로 힘이 실려. 이건 아냐. 쇳덩이 같은 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