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블루
w. 림박
영업 1팀, 금요일 오후 5시 51분, 거래처 원가 계산서가 도착했다. 이정은 모니터를 뚫어지게 보다가 안경을 벗어 책상에 소리나게 내려놓았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세은이 그 소리에 어깨를 크게 움찔했다. 그녀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도 전에 이정이 무게가 꽉 찬 말을 내뱉었다.

“세은 씨, 이거 마진 확인 안 했어요? 내가 분명히 원단가 인상분 반영해서 다시 뽑으라고 했잖아요. 지금 이 마진으로 진행하면 우린 역마진이에요. 여기가 자원봉사 하는 곳이에요?”

이정이 의자를 돌려 세은을 정면으로 응시했다. 아직 젖살도 전부 빠지지 않은 새하얀 얼굴에 미소년처럼 예쁘게 자리잡은 이목구비와는 맞물리지 않는 서늘한 표정이다.

“주임님, 저도 확인은 했는데 거래처에서 단가를 너무 안 빼줘서 협의 중이라고 보고드리려던 참이었어요..”
“협의 중이면 보고를 먼저 해야지. 결재 라인 다 태우고 나서 사고 터지면 세은 씨가 책임 질 거에요? 세은 씨 여기가 첫 회사인 것도 아니잖아요. 왜 이렇게 매번 감으로 일해요? 숫자는 감으로 하는게 아니라고요.”

세은의 눈 주위가 뜨거워졌다. 이전에 했던 실수를 덮기 위한 차선책이었는데, 자신의 노력은 알아주지 않고 차갑게 몰아붙이는 이정의 잘생긴 얼굴을 오늘따라 바라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세은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내세웠다.

“저도 집가서 메일 보내고 거래처랑 통화하면서 계속 얘기했어요. 어제 저녁까지 일하느라 보고하기도 애매했고… 감으로 일한 게 아니에요. 실수한 건 정말 죄송한데, 그렇게 말씀하시는 건… 제가 좀 듣기가 힘들어요.”
“내가 세은 씨 듣기 좋으라고 말해줘야해요? 결과가 이런데… 하… 거기에 여기 수식도 다 터졌어요. 이리 와봐요. 내가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봐줄 테니까.”

이정이 제 의자를 툭툭 쳤다. 세은이 쭈뼛거리며 이정의 옆으로 의자를 끌고 왔다. 좁은 파티션 안에서 이정의 은은한 핸드크림 냄새와 세은의 달콤한 향수 냄새가 섞이며 묘한 정적이 흘렀다.

이정이 마우스를 잡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