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음주운전 트럭에 치여 열아홉에 죽었다. 

더 억울한 건 죽고 나서 출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휴, 내 팔자야."

외근 현장을 확인한 이서가 한숨을 쉬었다.

온통 무채색인 화려한 연회장.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여인과, 그 앞에 무릎 꿇은 기사. 둘은 마치 석고상처럼 굳어 있었다.

충성을 맹세하는 정갈한 자세와 달리 서로를 향한 표정이 어찌나 애틋한지 그동안의 서사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아름답고도 잔혹한 피폐물의 엔딩 컷. 

주종 관계, 혹은 연인인 듯 아리송한 그들 위로 로딩 바가 회전하지 못하고 맥없이 깜빡거렸다.

옆엔 검은 머리를 단정히 올려 묶은 이서가 동그랗게 잘린 배경을 등지고 서있었다.

“이럴 줄 알았어.”

체크무늬 교복 치마 아래, 체육복 바지를 단단히 받쳐 입은 그녀는 한숨을 쉬며 석고상이 된 두 주인공을 바라보았다.

“엔딩 후에 관리가 아예 안 됐네. 색깔 다 빠진 거 봐, 이래서 피폐물이란…….”

이런 장면이 익숙한 듯 투덜거리며 연회장 곳곳을 분주히 다녔다. 

단정히 내놓은 앞머리가 거추장스러운지 주머니 속 실핀으로 대충 찔러 고정한 후 땀을 뻘뻘 흘리며 물건을 하나둘 옮기기 시작했다. 

“아, 진짜. 이렇게 무거운데 숨겨져 있으면 어떻게 해!”

동그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낑낑거렸다. 연회장 계단 아래 조각상 하나를 겨우 옮기고 바닥을 신경질적으로 쿵 밟았다. 

딸깍— 

그와 동시에 무채색이던 공간이 은은하게 빛나며 제 색깔을 찾아갔다.

“이제 로딩 바.”

기운이 빠진 듯 터덜거리며 주인공들 앞에 선 이서는 운전대를 손에 잡듯 야무지게 로딩 바를 움켜쥐고 세차게 돌렸다.

끼기— 끽— 

녹슨 고철이 맞물려 돌아가는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맥없이 깜빡이던 로딩 바가 활기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수리가 완료되자 이마의 땀을 닦고는 등장했던 동그란 검은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 사라졌다. 

그녀가 사라지자 잘려 나간 배경이 자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