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에서 죽다

작가: 담연

프롤로그

비릿한 피비린내가 밀폐된 공간의 공기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바닥은 이미 도살장처럼 붉은 수프가 되어 출렁였고, 그 한가운데에 한 남자가 목덜미가 처참하게 뜯겨 나간 채 굳어 있었다. 인간의 치열대로 잔인하게 짓이겨진 살점과 그 위로 고인 검붉은 선혈. 그것은 짐승의 소행이거나, 혹은 감정이 거세된 진짜 괴물의 완벽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그 참혹한 시체 바로 옆, 피가 만든 웅덩이 위에 무릎을 꿇고 앉은 청년의 나신은 기괴할 정도로 정결했다.
그는 검고 노란 레이스가 달린 하얀색 석고 가면을 쓴 채였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그 가면은 마치 도자기처럼 윤이 났다. 
털 하나 없이 매끄러운 조각상 같은 몸 위로 튄 핏물이, 마치 하얀 캔버스 위에 묻은 붉은 물감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인간을 도살한 괴물에게 긴장 따위는 없었다. 얇고 촘촘하게 쪼개진 잔근육들은, 사냥을 끝낸 고양이처럼 정적인 긴장감으로 유려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하얀 가면의 뚫린 눈구멍 넘어. 
빛을 흡수하기만 하던 잿빛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허공을 부유했다. 
입술을 굳게 다문 석고 가면 밑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서정적이고 가냘픈 음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가면을 쓴 아이가 말했네… 누가 내 곁에 있어 줄까…”
가면 뒤에 숨은 얼굴이 자신이 물어뜯은 시체를 가만히 굽어보았다. 
양한결이 말한 대로, 자신은 결국 진짜 악마가 된 것일까. 
스스로 만든 지옥의 가학성에 취한 듯, 정이안의 붉은 입술이 미미하게 호선을 그렸다. 
가면 뒤의 민낯이야 어떻든, 세상에 드러난 가면은 지독하리만치 무표정했다.
우재록 경위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시신이 아니었다.
그가 본 건 거실 마룻바닥의 핏물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이의 마른 어깨였다. 불빛 아래로 드러난 그 살갗이 너무 새하얗게 빛나서, 잠깐 그게 사람인지 인형인지 헷갈렸다. 
잠시 굳었다 정신을 차린 우재록은 권총을 꺼내 그대로 겨누었다.
“허튼짓하면 발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