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로이, 오늘은 축제 구경하러 갈까?"

탐스러운 백금발이 흩어지며 나타난 희고 고운 얼굴엔 걱정 한 점 없는 화사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좋으실 대로."

짐짓 무뚝뚝한 말투처럼 보여도 대답한 남자의 눈빛엔 숨길 수 없는 애정이 나타났다. 

10년의 전쟁이 무색하게 전쟁이 끝나자마자 도시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잔뜩 움츠려 살아남기 바빴던 사람들은 다시 기지개를 켜며 원래의 일상을 즐기기 바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륙의 두 제국, 네브라하드와 엘세리온의 전쟁은 엘세리온의 승리였고 이제 그로 인한 풍요로움을 즐길 시간만 남았으니까.

현재 수도 예루시아는 제국을 승리로 이끈 유일한 황족인 아레일라의 황제 즉위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도시는 전쟁의 승리와 즉위식이라는 행사로 매일 축제의 장이었다.

"어때? 완벽하지?"

중간에 큰 빨간 리본이 포인트로 달린 챙넓은 모자를 쓰며 아레일라가 싱긋 웃었다.

"뭐가? 얼굴이?"

짓궂게 웃는 그의 눈이 크게 휘며 화답했다. 

"놀리지마. 모두에게 안 들키게 완벽하냐는 거잖아!"

갈색이나 짙은 블론드 머리카락이 대부분인 제국민 사이에 골드드레곤의 피를 짙게 이은 백금발과 금안은 너무나 눈에 띄는 모습이었지만 로이는 웃음을 삼키며 수수한 가디건을 아레일라에게 걸쳐주었다.

"그럼, 그냥 마실 나온 동네 처녀같은 걸?"

"아닌 거 다 알아!"

툴툴대며 앞서가는 그녀의 모습을 로이는 빙긋 웃으며 따라갔다.

"굉장한걸?"

아레일라는 축제 가운데서 이리저리 눈을 굴리며 신기한 것들을 구경중이었다. 

몇달 전까지 전쟁을 치렀던 게 무색할 정도로 거리는 활기차 보였다. 

"다 네 덕이야. 레아. 그러니 오늘 원없이 즐겨. 이제 한동안 또 궁밖으로는 나오기 힘들잖아."

"그래! 후회없이 즐기자, 로이!"

전쟁이 끝난 후, 아레일라는 쉴 틈없이 전쟁의 사후처리를 해야했다. 아군의 피해상황과 적절한 보상, 제국의 통일로 인한 귀족 재편성 등등 끊임없는 일처리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