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형제가 나를 탐한다 : 설율 >

[1] : 동생의 여자 

ㅡprologue

“대표님. 2시 방향, 거리 600. AK 무장 인원 여덟 확인됩니다.”

관측병의 보고에 이헌의 시선이 무심히 움직였다. 

매캐한 시야 너머 보이는 형체들.  

내내 심드렁하게 늘어져 있던 그의 입매가 서서히 치켜 올라가기 시작했다. 

질 좋은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푹 찔러넣은 이헌은 허리를 숙여 삼각대에 고정된 망원경을 확인했다. 

수억 달러어치의 보급품이 담긴 호송 트럭과 그 주위를 호위하는 장갑 차량. 그리고 이동 경로를 정찰하는 헬기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행렬이었다. 

“타깃 고정. 사격 대기.”

스코프에 시선을 떼지 않은 그가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대기 중이던 저격수들은 기계처럼 숨을 죽였다. 

“고정 완료.”

“풍속 3노트, 대기 중.”

무거운 정적이 완벽히 흐른 순간, 이헌의 두 손가락이 까딱 움직였다. 

타앙ㅡ! 

귀를 찢는 총성과 동시에 재킷 안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픽, 픽, 막대기처럼 쓰러지는 몸뚱이들을 유심히 응시하던 그는 허리를 곧게 세워냈다. 

이내 소맷자락에 내려앉은 모래 먼지를 툭툭 털어내곤 느긋한 몸짓으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네, 실장님.”

표정처럼 평온한 목소리였다. 

뒷주머니에 꽂혀있던 권총을 능숙하게 꺼내 든 찰나, 깊고 긴 한숨이 수화기를 타고 고스란히 넘어왔다.  

이헌의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에 머리가 급격히 아파진 것은 그의 비서실장, 윤현조였다. 

만리타국에서 벌어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이렇게나 생생히 체감할 필요는 없지 않나. 

수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살벌한 총성 소리는 윤 실장의 편두통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ㅡ현장에 나가 계시니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지셨네요. 그렇게 좋으세요? 

“뭐, 거기보단 낫죠.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

총구 끝으로 눈썹을 긁어낸 그가 픽 웃으며 대답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