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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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종료를 위해 필요한 서류는 준비되었다. 

사실 결혼을 하기 전부터 준비한 서류였으니 이제야 꺼냈다고 해야 정확할지도.

온희는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숫자가 바뀌면 우리 관계도 끝이 난다.
남은 시간은 단 1분뿐이었다.

별 감흥은 없었다. 결혼 전이나 후나 사실 큰 차이는 없었다.
자유로웠고 단순했으며 단조로웠다.
무료한 일상이 가끔 지루하긴 했다. 그래도 잔잔하다고 생각하니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

뚜렷한 목적을 쟁취하기까지 시끄러웠으니 그 이후 평화로움은 제 몫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형식상 이혼을 앞둔 이 시점에도 마찬가지였다.

“왜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지?”

“뭐가?”

아, 깜짝이야. 혼잣말을 되묻는 모소리가 태연했다.
높낮이 없이 일정한 말투만 들어보아도 누군지는 뻔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 하긴 당신 얼굴 보면 아무것도 아니긴 하네.”

미리 주문한 커피가 각자 앞에 놓였다. 온희가 김이 올라오는 잔을 막 들 참이었다.

“뜨거울 텐데.”

“알아요.”

“뜨거운 거 잘 못 먹잖아. 커피는 무조건 아이스 아니었나?”

“그냥…테이블이 텅 비어 있는 게 이상해서. 아닌가?”

“헤어지기 아쉬워서 그런 건 아니고?”

이 남자가 왜 이래? 내가 뭘 먹든 마시든 무관심으로 대응하던 남자가 답지 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저물어가는 노을빛에 물든 눈동자엔 감정이 설핏 비쳤다.

어떤 빛으로 물들어도 흔들림 없던, 그간 봐온 것과는 분명 달랐다.

“아쉬울 게 뭐가 있어요. 솔직히 우리 결혼 전이나 후나 다를 거 없이 살았는데.”

“아, 그래서 그런가. 나는 이상하게 아쉽네.”

“네?”

두 귀로 듣고도 믿을 수 없는 말의 조합이었다. 
환청이 아니고는 설명되지 않았다. 사람 놀라게 할 말을 던져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