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회의는 이만 끝내도록 하죠. 아, 다들 분당 시청률 빠지는 구간 체크하고.”

월요일 아침부터 회의는 길었다. 긴 회의의 끝이 보이자 하나둘 표정이 밝아졌다. 선배는 노트북과 자료를 챙겨 빠르게 회의실을 빠져나갔고, 나도 그 틈을 타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윤 작가, 잠깐 나 좀 보지?”

“네… 저요?”

등 뒤로 들리는 피디님 목소리에 심장이 내려앉았다. 방송국에서 보조 작가로 근무한 지 4년 차. 따로 불려 가서 좋은 기억은 없었다. 이건 십중팔구 크게 깨지는 신호였다,

이번 프로그램 시청률도 좋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가 될 건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사이, 모두 회의실을 빠져나갔고 피디님과 나만 남았다. 

“윤 작가. 서브로 일한 지 얼마나 됐지?”

“저 지금 4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4년이라……”

내 대답에 피디님은 자세를 고쳐 앉으며 회의자료를 뒤적거렸다. 그가 찾아낸 자료는 지날 달 종영한 예능 프로그램. 

오랜만에 최고 시청률을 찍었고 큰 구설수 없이 종영까지 마친 프로였다. 그리고 내가 보조 작가로 제일 큰 성과를 이룬 작품이기도 했다.

“이 프로 자기가 서브한 거라며. 4년 차 치고는 글빨이 제법인데?”

피디님의 알 수 없는 칭찬은 날 더 긴장하게 했다. 당연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나는 바보 같은 말투로 대답했다. 피디님은 안절부절못하는 내 반응을 바라보더니 말도 안 되는 제안을 했다.

“이번에 메인으로 프로 하나 기획해 볼래? 윤 작가 능력이면 충분히 가능할 거 같은데.”

“네. 네… 제가요?”

칭찬보다 더 놀라운 말에 입이 벌어졌다. 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더니. 

아무리 생각해도 보조 딱지를 떼고 메인 작가로 일해보라는 건 믿기지 않는 제안이었다.

내가 당황한 채 멀뚱멀뚱 바라만 보자, 피디님은 새 편성표를 꺼냈다.

“개편되면서 여기 한 시간 정도가 비어. 이 시간에 파일럿 하나 가볼까 하는데. 신선한 아이템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