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성당 안은 곧 있을 결혼식 준비에 한창이었다.

버진로드 위로 차례차례 정갈하게 놓인 라일락과 장미 화단이 은은한 향기를 풍겼고, 제단 바로 뒤에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로 이뤄진 성화 벽이 햇빛에 비춰 조명의 역할을 했다.

사제 한 명이 결혼식을 시작한다는 신호를 내자 곧이어 신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앉아 있던 하객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셀린은 버진로드에 오르기 전 숨을 한번 크게 고르고 부푼 드레스 자락을 조심스럽게 잡았다. 

그녀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디뎠다.

초대된 손님이 많지는 않았지만 한 걸음씩 앞으로 내디딜 때마다 허리춤을 조여오는 드레스도 저만 바라보는 하객들의 시선도 전부 버거웠다.

그저 이 답답한 드레스를 찢고 도망가고 싶었다. 드레스도 면사포도 높은 힐도 마치 족쇄같이 제 몸을 죄는 거 같았다. 

하지만 저렇게 좋아하는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 그저 모른 척 앞으로 내디딜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몸은 신랑에게 가까워졌다.

그는 셀린에게 손을 내밀었고 셀린은 손을 잡았다.

셀린이 신랑과 함께 제단 앞에 서자 성당의 신부님이 결혼식 주례사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신부님을 바라본 채 신부님이 하는 말을 고분고분 들었다. 서로 마주 보고 혼인 서약을 읽고 준비된 반지도 서로의 약지에 끼워주었다.

면사포에 얼굴을 가리고 있던 게 얼마나 다행이던지.

하마터면 얼굴에 어색한 게 티가 날 뻔했다.

“신랑 신부는 서로의 친한 친구가 되셔야 합니다. 서로 돕고 이해하며 배려하는 것이 결혼입니다. 사랑의 시작은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신부님의 조언을 끝으로 드디어 결혼식이 끝난 거 같은 느낌이 들자 셀린은 긴장이 풀려 어깨를 축 아래로 늘어뜨렸다. 그런데 마지막 신부님의 발언은 내뱉은 숨을 다시 참게 했다.

“신랑, 마지막으로 신부와 마주 보고 사랑의 키스를 나누세요.”

이런 결혼식의 대미 마지막 신랑과 신부의 입맞춤은 예상하지 못한 상태였다.

어쩌지? 저 짜증 나는 녀석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