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님의 권위. 근데 이제 땅에 추락한>

“유주임. 이거 보고서 유주임이 쓴 거지?”

<LEE 카페 기획 전략서>라는 표지를 단 파일을 들고 20대 후반의 여자, 하주임이 물었다. 한창 책상에 앉아 컴퓨터로 업무를 보던 유은아는 고개를 들었다. 하주임은 유은아를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마치 부모에게 혼이 나는 옆집 아이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옆집 아이에게 일어날 일을 예견이라도 하는 듯이 하주임은 측은지심이 가득한 눈동자로 유은아를 응시했다. 

은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하주임이 건네주는 파일을 받아서 들었다. 

“강 대리님이 다시 하래.”

파일을 들춰보니 빨간색 네임펜으로 줄이 좍좍 그어지고 수정하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다. 보고서 10페이지 전부 빨간 줄이 그어진 걸 보고 은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끝 페이지에는 ‘5페이지로 줄일 것.’이라는 첨삭까지 친절하게 덧붙여 있었다. 열이 받은 은아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강 대리의 자리를 보니 빈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강 대리님 어디 계세요?”

“2 회의실에. 무슨 말 하려고?”

다시 하라면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투로 하주임이 심드렁하게 물었다. 은아는 하주임을 뒤로하고 2 회의실로 향했다. 마침, 회의가 끝났는지 2 회의실에서 사람들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강태혁 대리가 다른 직원에게 무언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은아는 강태혁 대리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다른 직원과 대화하던 강태혁은 은아를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묻는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올렸다. 은아는 손에 들고 있는 기획안을 치켜들었다. 표정만으로 그녀가 항의하는 걸 눈치챈 강태혁이 고개를 획 돌렸다.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 은아는 미간을 구겼다. 

“그러면 다음 회의 때 그렇게 해오는 걸로 알게요.”

강태혁의 말에 여직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직원이 나가고 강태혁이 은아를 바라보았다. 

“왜요?”

강태혁의 말에 은아가 미간을 한층 더 구겼다. 

“왜요라뇨. 기획안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