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쾅!

조금 전까지 푸른색 잔디를 쓰다듬던 주먹이 바닥을 꿰뚫었다.

유리엘은 진홍색 눈동자를 굴려 귓가 바로 옆 바닥에 패인 구멍을 힐끔, 바라보았다가 어색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림처럼 단정한 얼굴이 순식간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능청스럽게 제 입술을 툭, 때리며 말했다.

“아유, 요놈의 입이 또.”

“유리. 넌 겁대가리가 없는 거니, 생각이 없는 거니?”

순식간에 바닥에 주먹 모양 구멍을 낸 피오레가 무심하게 손에 묻은 흙먼지를 털어냈다.

유리엘은 얼굴 바로 옆에 생긴 구멍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인 양 생글생글 웃었다.

그가 두 손으로 제 양 뺨을 감싼 채 가증스럽게 눈을 깜빡이며 대꾸했다.

“당신한테 푹 빠져서 대책이 없는 거죠. 화해 기념으로 키스나 할까요?”

아, 맞다. 얘는 미친놈이었지.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푸른 새가 푸드득 날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피오레가 담담하게 결론지었다.

그래, 상종하지 말자. 그녀는 단호히 유리엘을 버리고 앞장서서 나아갔다.

“피오, 같이 가요!”

유리엘이 허둥지둥 피오레를 쫓아오고 있었다.

어쩌다 저 입만 산 병아리를 줍게 되었을까. 피오레는 고개를 기울인 채 생각에 잠겼다.

***

그건 확실히 얼마 전, 거울 세계 주인의 거처에 침입했을 때 일이었다.

“거기 서라 도둑!”

“빨리 주인님께 알려라! 침입자가 비보를 훔쳐 갔다!”

유리로 빚어진 경비병들이 부산스럽게 떠들어댔다. 그들은 한 여인을 맹렬하게 뒤쫓고 있었다.

피오레는 온갖 보석들과 유리로 반짝이는 광활한 성 내부를 달리며 손안의 물건을 꽉 움켜쥐었다.

거울 세계의 주인이 수천 년 동안 빚어낸 비보가 그녀의 손에서 투명하고 신성하게 빛났다.

다른 세계 주인들과 교류도 하지 않고 비보만 만들어내는 은둔자라더니, 그녀가 모아온 어떤 비보보다 아름답고 힘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돌려줘! 녹지 않는 서리꽃은 주인님이 제일 아끼시는 거라고!”

“차라리 우릴 죽이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