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볼을 아리게 만드는 서늘한 공기, 숨을 내쉬면 뿜어져 나오는 입김. 얼음장같이 차가운 손끝을 비비다 보면 추위 때문인지 눈물이 찔끔 나고는 하는 것이다.

“이게 집구석이 맞는지...후.”

한겨울에 보일러까지 망가진 이 좁아터진 원룸을 보고 있자면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당장이라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빚만 남기고 간 부모 덕분에 쓰리잡을 뛰어도 하루하루가 빠듯한 생활이었다. 심지어 그냥 빚도 아닌 사채빚.

띠링-

전기세를 아끼려 불도 키지 않은 어두운 방 안에서 패딩을 입고 이불을 싸매고 있는데 반갑지 않은 알림 소리가 울린다. 빚쟁이의 독촉 문자였다. 하긴 빚쟁이 말고는 연락이 올 곳도 없다. 주변 사람들이 신기해할 정도로 내 인생은 ‘불행’ 그 자체였다.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해야하나.

내가 갓난쟁이 때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고 친적집을 오가며 눈칫밥을 먹고, 그마저도 빚쟁이에 쫓겨 임시 보호소를 왔다 갔다 해야 했다. 빚을 갚기 위해 어린 나이에 알바를 시작한 뒤에도 불행은 계속되었다. 한 달에 한 번은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머리 위로 무언가 떨어지거나 해서 다쳤으니까. 심지어 최근에는 아무것도 없는 길에서 혼자 넘어져 다리 인대가 늘어났다.

“하. 다리 때문에 일도 못하고...”

반짝이는 핸드폰 화면을 보며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이 있다면 왜 이런 인생을 만들었을까. 추위 때문인지 다시 흘러나오려는 눈물을 닦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아주아주 오랜만에 두 손을 맞잡고 소원을 빌었다. 누구한테 비는지 모를 소원을.

“이번 생은 글렀으니 다음 생에는 행복을 두 배로 주셔야 합니다. 알았죠?”

파앗-

[여기 있었구나?]

“으응?”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이 끝나자마자 눈앞에서 하얀빛이 터져 나왔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가늠할 수 없는 그 빛이 나를 감싸고 웅웅거리는 낮은 목소리가 귀를 울린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나는 당황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겨우 찾았다. 가자,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