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우습니, 페넬로페?”

분노 어린 목소리였다.
문을 부술듯 연 소녀가 얼어붙은 낯으로 방을 가로질렀다.
고작 시동 하나를 대동한 등장에 모든 시선이 달라붙자 방 한 가운데 멈춰선 소녀, 유스티아의 청록빛 눈이 한 사람에게 꽂혀 들었다. 
약초 냄새가 벤 호화스러운 방의 주인, 페넬로페였다.

“그럴리가요, 유스티아 언니.”

매섭게 치켜 뜬 시선을 마주했음에도 페넬로페는 해맑게 대답했다.

“언니가 저때문에 힘들까봐 걱정한 것 뿐이에요.”
“네 처지에 내 걱정? 페넬로페, 아직도 주제파악을 못하면 어떡해.”

은백색 생머리를 곧게 늘어트린 유스티아가 피식 웃으며 턱을 까딱였다.
그 신호에 그림자처럼 서있던 시동이 화분을 든 채 앞으로 나섰다.

“그러니까 잘도 이런 걸 보냈겠지만.”

새빨간 꽃을 비웃은 유스티아가 페넬로페와의 거리를 훅 좁혔다.
등 뒤가 침대에 막혀 물러설 수 없게된 페넬로페가 고개만 뒤로 빼 항변했으나-

“그건, 꽃이 언니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선물, 앗-!”

곧장 밀친 유스티아의 힘에 푹신한 이불 위로 넘어지고 말았다.
페넬로페의 유독 파리한 낯이 붉어지자, 어쩐지 유스티아의 미간이 구겨졌다.

‘열까지 나나보네! 근데 왜 내 마력은 왜 부족하고 난리야. 이정도면 충분히 못되처먹었는데!’

한껏 초조해진 유스티아가 입술을 잘근거릴 때였다.

“유스티아 아가씨. 이걸 쓰시죠.”

닿을 듯이 붙어 선 유스티아의 시동이 속삭이며 화분을 들어보였다.
그러더니 소년은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 입매를 휘었다.
역시. 원작 흑막도 한 수 접을 사악한 제안이다.
꼭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망설여졌으나, 눈 앞의 페넬로페의 열오른 낯을 마주하자 결심이 섰다.
결국 유스티아가 숨을 훅 들이키며 손을 뻗었다.

“이런 게 나랑 어울린다고? 헛소리 하지마!”
 
무자비한 손길에 뽑힌 꽃이 붉은 꽃잎을 힘없이 떨궈댔다.
그 광경에 페넬로페의 눈동자도 마구 떨었다.
하지만,

‘많이 놀란 것 같은데 왜 아직도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