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고 원고 (20화분)]

* 완결고가 있습니다.
(공백포함 55만자, 공백제외 42만자, 
현 기준 총 121화 분량)
필요 시 연락 부탁드립니다.

<작품명><네가 들어온 미래>
<필명><진그린>
1. 낙오자의 보릿고개
그해 겨울, 뉴욕은 유난히 혹독했다. 살을 에는 칼바람이 브루클린의 낡은 아파트 창틀을 덜컹였다.
끼익, 쿵… 끼익, 쿵….
낡은 창틀이 바람에 밀려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는 마치 이 도시가 나를 뱉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소리처럼 들렸다. 방 안에는 짐을 싸는 부스럭거림과, 가끔 터져 나오는 히터의 건조한 숨소리뿐이었다.
은원은 짐을 쌌다. 10년. 나의 청춘, 열정, 그 모든 것이 고작 28인치 캐리어 두 개에 구겨져 들어갔다. 시나리오 초고들이 담긴 하드디스크, 닳고 닳은 뷰파인더, 그리고 더 이상 입을 일 없을 것 같은 촬영 현장용 패딩 점퍼. 그것들이 짓이겨지듯 가방 속으로 사라졌다.
“꼭… 가야겠어?”
방문가에 기대선 녀석이 물었다. 역광을 받아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 무거웠다. 제이든. 타국에서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주었던 녀석. 그는 내 캐리어 손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마지막까지 미련을 놓지 못했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 네 시나리오, 교수님도 아까워하셨잖아. 응?”
버틴다? 무엇으로? 바닥난 통장 잔고로? 아니면 너덜너덜해진 자존심으로?
나는 그의 손을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밀어냈다. 내 손끝은 차가웠고, 제이든의 손은 따뜻했다. 그 온도 차이가, 이제 우리가 서로 다른 세상에 살게 될 것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니. 이제 지쳤어, 제이든.”
나는 뉴욕에서 모든 것을 정리했다. 아니, 해야만 했다. 더 이상 제이든의 좁은 방에 기생하며, 그의 호의를 갉아먹으며 버틸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 마지막 남은, 아주 얄팍한 자존심이었다.
뉴욕 주립대(NYU) 장학생. 그 합격증을 받아 들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하던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우리 아들, 이제 진짜 영화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