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죽음이 코앞에 다가와서야 비로소 생이 간절해진다.

밤을 베어낸 듯한 검은 머리칼이 차가운 바닥에 질척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창백하게 늘어진 여인은 마른 기침을 들이켰다. 금빛 눈동자 속 안광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어이, 마녀. 꼴사납게 버텨봤자 소용없어. 내일이면 그 모가지만 굴러다닐 테니까.”
“······.”

심문관은 시체처럼 미동도 않는 그녀를 향해 침을 퉤 뱉고는 발걸음을 돌렸다.

리헤나 크로웰. 제국 제일의 거부로 백작 작위마저 사들인 에드문트 크로웰을 아버지로 두고, 그 밑에서 스물 남짓한 세월을 지하실에 갇혀 살아야 했던 불운한 여자.

더군다나 이제는 이단의 죄를 뒤집어쓴 채 단두대에 오를 처지였다. 신조차 외면한 삶에 자비를 구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만에 하나 신이 지금 날 보고 있다면.’

후패한 동아줄일지라도 기어이 내려주기를.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리헤나는 허공을 향해 두 무릎을 꿇었다. 바닥이 워낙 거친 탓에 살갗이 찢겼지만, 이미 온몸은 피투성이였다. 그녀는 두 손을 단단히 맞잡았다. 

적막 속에서 눈을 감고 있으니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다만 이상하게도 감옥 안에 한 줄기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신이시여, 부디 제게 기적을 행해주세요.”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자 전혀 낯선 광경이 펼쳐졌다.

“위대하신 황제 폐하께 충성을!” 
“자비로운 황후 폐하께 영광을!”

금빛으로 물든 돔 천장 아래 수많은 이들이 자신을 향해 찬사를 보내고 있었다. 얼빠진 표정으로 그들을 굽어보던 리헤나는 문득 정신을 차렸다. 

‘여긴 꿈속?’

조금 떨어진 옆자리, 자신과 같은 높이에 또 한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는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 리헤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지······ 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아.’

리헤나는 목을 길게 빼고 시선을 집중했다. 하지만 안개 너머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눈앞이 희뿌옇게 일그러졌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