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야, 난 못 가. 더러워서 안 가. 이 이광명이가 뭐가 모자라서. 어, 어, 내가 자유당 이광명이야.”

그렇지 않아도 짜리몽땅한 사람이 배까지 불룩 내밀었다. 애가 그러면 귀엽기라도 하지. 서준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원장을 내려다봤다.

한때 국가대표 체조선수였던 원장은 근육질이던 예전과 달리, 지금은 키 작은 산타클로스 몸매로 변해 있었다. 그래도 산타클로스는 부하직원인 루롤프에게 잘해주지 않을까? 씁쓸한 미소가 서준의 얼굴에 떠올랐다.

여기까지 와서 대체 뭐 하는 짓인지. 지금까지 순탄하게 와놓고, 또 뭐가 마음에 걸린 건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서준은 최대한 공손한 미소를 지으며 원장을 달랬다. 

“아휴, 원장님. 원장님이 이광명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우리 존경스러운 원장님, 대한민국 국민이면 다 알죠. 국가대표 체조선수 출신 3선 국회의원이시고, 지금은 대한체육진흥원 원장님이신데 모르면 간첩이죠.”

“아니, 아니야. 임서준 대리. 지금 나 놀리는 어투인데?”

“휴우, 제가 감히 원장님을 어떻게 놀리겠습니까. 원장님이 요즘 제일 힘드신데요.”

“임서준 대리는 우리 기관 소속인지, 국회 소속인지 가끔 헷갈리는 모양이야. 왜 자꾸 국회의원한테 빌라고 난리야. 내가 잘못한 거야?”

“그럴 리가 있나요. 아이, 왜 이러세요, 원장님. 또 오해하신다.”

또 시작이다.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꼭 서준에게 시비를 건다.

국회의원 3선 출신 이광명이면 뭐하나. 지금은 그냥 일개 공공기관 원장일 뿐인데, 아직도 국회 배지를 단 줄 안다. 의원회관 입구에서는 출입 패스를 받기 위해 신분증 맡기기 싫다고 버티더니, 들어와서는 장세영 의원실엔 절대 안 들어간단다. 

국회의원 시절이 그렇게 그리운가.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몇 시간째 실랑이를 벌이다 보니, 서준의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이 턱선을 따라 떨어졌다. 

미치겠다. 이럴 땐 진짜 여당 국회의원 출신에 대통령이 신임하는 실세라도, 아니, 내가 다니는 공공기관의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