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던가. 별은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오히려 코웃음을 쳤다.
웃기고 있네.
하늘은 무슨 다 무너져가는 집구석에서도 구멍 하나 보이지 않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옛 선조의 말은 다 틀렸다고 별은 단언할 수 있었다. 시대가 어느 땐데.

온몸이 멍투성이에 피투성이였다. 아프지만, 아프지 않았다. 이 정도 맞는 건 이제 그녀에게는 일상과도 다름없었으니까.
이 잔인한 일상이 비일상이 되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며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  걸까. 별은 발버둥쳤고, 언제나 노력했다. 이 일상을 비일상으로 바꾸기까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만으로는 다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

모든 폭풍이 지나간 후, 별은 자리에서 일어나 절뚝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하얀 집으로 향했다. 달동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다행이었다. 자신의 노력으로 채워지지 않는 것. 별은 그것을 찾으러 여기까지 왔다. 밤 열한 시,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에.

똑똑.
두어 번의 노크 소리와 함께 굳게 닫혀 있던 문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그녀가 그토록 안기고 싶었던, 그리고 역시나 그녀를 그토록 안고 싶었던 한 남자였다.

“…기다렸어.”

그 한 마디에, 별은 남자에게 답삭 안겼고, 남자는 그녀를 감싸 안았다. 서로의 차고 더운 체온이 전이되며 하나의 온전한 온기를 만들어 냈다.
너는 나의 구원이고, 나는 너의 희망이구나.
구원과 희망은 떨어질 줄 모른다는 듯 맞붙었다. 맞붙은 불씨는 이윽고 큰불로 번져 두 사람을 엉겨붙게 했다.

1.

[우리 대학에 지원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유별 수험생의 최종 합격을 축하합니다. - 현서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개천에서는 고사하고 한강에서도 용이 나기 힘든 시대였다. 열아홉 해에 대한 보상 한 줄은 짧지만 강렬했다.
무표정의 유별은 드디어 마음 편히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오히려 옆에서 함께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