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1일, 오늘은 2주년 결혼기념일이다.

 첫 결혼기념일에는 출장을 갔었던 그였기에 처음으로 같이 맞이하는 결혼기념일이었다. 리연은 설레는 마음으로 집에 있는 아주머니를 일찍 퇴근시키고 손수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이 오후 3시이니까 여유롭게 음식을 만들다 보면 그가 퇴근해서 올 것이다. 장은 미리 모바일 앱으로 주문했기 때문에 장을 보러 갔다 오는 번거로움이 없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한식을 좋아하는 그였기 때문에 한정식집 못지않은 한상 차림을 해주고 싶었다. 요리 솜씨는 어디에서도 꿀리지 않았다. 리연의 목표는 12첩 반상을 준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서둘러 머리를 묶고, 앞치마 끈을 꽉 동여맸다.

 주방으로 들어가 손을 깨끗이 씻고, 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곧 시곗 바늘은 12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리연은 이미 다 식은 식탁에 있는 음식들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그래도 결혼기념일만큼은 일찍 집에 올 줄 알았다.

 오늘이 결혼기념일인 걸 알긴 알까?

 너무 많은 걸 바란 걸까?

 슬픔에 잠긴 그녀는 자신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는 도중 현관문에서 소리가 났다. 12시 4분. 이미 구준과 리연의 결혼기념일이 지나가 버렸다.

 뚜벅뚜벅.

 그가 왔다. 복도를 지나 그녀가 있는 다이닝 룸으로 그가 걸어왔다.

 그래도 집에 오긴 왔네.

 한 달에 집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있는 시간이 훨씬 긴 그는 그래도 오늘은 집에서 잠을 자려나보다.

 한원그룹의 전무로서 출장이 잦고, 일이 많은 그였기에 회사에서도 집무실 옆에 잠을 청하고 간단한 샤워를 할 수 있는 원룸 같은 공간이 존재하는 것을 예전에, 회사에 잠시 들러봐서 알고 있다.

 그래서 계속해서 이해해 주고, 이해했다. 솔직히 계약으로 결혼한 것에다 자신이 을인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를 이해해 주고 말고가 없이 뭐든지 납득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그래도 서운한 건 서운한 거다. 이 서운함을 그에겐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는 이 늦은 시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