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일그러진 고백의 전말

                                                          체셔

배신자.

유디트 뢰베는 하객들 사이에 섞여 한숨을 뱉었다. 악단의 연주가 시작되자 버진로드 위로 모습을 드러낸 예비부부 한 쌍. 유디트 뢰베는 비딱하게 한쪽 다리를 꼬고 앉아 하나밖에 없는 제 친구를 노려봤다. 유디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순백의 미니 드레스를 입고 환하게 웃는 예비 신부는 듬직한 사내에게 바짝 몸을 붙였다. 행복해 죽겠다는 듯이 말이다. 팔 년을 만나며 헌신한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제 인생에 남자는 없다던 일라이저를 믿은 내가 바보지. 남은 생에 남자는 없어도 마음 맞는 친구 덕에 외롭지는 않겠다 안심했던 과거를 후회한다. 유디트는 손바닥 뒤집듯 마음을 바꿔 먹은 일라이저가 얄미워 죽을 지경이었다. 저리 쉽게 짝을 찾아 떠날 줄 알았다면 수치스러운 과거사를 털어놓는 것이 아니었는데. 유디트는 예비 신랑의 팔에 이마를 처박고 제 평생을 바치겠다고 만인 앞에서 고백하는 일라이저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저리 쉽게 변하고 움직이는 것이 사람 마음이건만. 

유디트는 시선을 내려 제 가슴께를 내려다봤다. 왜 이 마음만큼은 한 곳에 갇혀 움직이지를 않는지. 돌아가신 할아버지 말씀대로 가문에 이어져 내려온 늑대의 피 때문일까?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 치부하기에는 마음이 너무 한결같다. 고백하나 받아주지 않고 사라진 남자애가 뭐가 좋다고. 

십삼 년 전, 유디트는 열다섯 번째 생일날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인 요하네스 마이어에게 고백했다가 대차게 차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차인 것도 아니었다. 그냥 무시였다. 감히 네가 내게?라는 느낌이었달까. 그날 이후 유디트는 이성의 눈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게 되었다. 자신감 넘쳐 거리를 활보하던 뢰베 집안의 말괄량이 아가씨는 사라지고, 할머니의 성화에도 남자와 대화 한번 나누지 못하는 음침한 여자가 되고 말았다.

할머니께서 억지로 밀어 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