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ologue

  [9: 52 PM]

  힐끗 휴대폰으로 시간을 훑은 남자는 짜증스레 혀를 찼다. 빌어먹을. 역시 낚시였나.
  타들어 가는 담배 끝에서 미약한 불빛이 어른거렸다. 그는 잠시 담배를 손가락에 끼운 채 다시금 카톡방을 들어가 보았다. 이곳에서 기다린지 30분동안, 그 카톡방만 6번을 넘게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했다.

  [서윤제]

  -내일 9시 30분 맞죠?
  -ㅇㅇ
  -xx모텔 앞에서 맞는거죠?
  
  자꾸 채근하는 그가 마음에 안들었던 것인지 상대에게서 온 마지막 문자는 간결했다.

  -ㅇ

  상대방이 보낸 마지막 카톡을 보며 남자는 눈가를 찌푸렸다. 생긴 거랑 달리 무슨 싸가지인지. 짜증스레 필터를 빤 그는 다시금 상대가 보내왔던 사진을 클릭해 보았다.
  새카만 머리카락과 대비되는 하얗고 뽀얀 피부. 조금 날카롭게 생긴 눈매는 수치스럽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사진 속 그는 몸에 맞지 않게 헐렁한 반팔 티를 입고 있었는데, 그 밑단을 입으로 물고 있었다.
  이런 건 죽어도 싫어할 것처럼 생겨서는, 실제로 그런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런 도발적인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것이 놀라웠다.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그 때문에 바로 약속을 잡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그가 속는 셈 치고 약속 장소에 나와 아직도 기다리는 이유였다.
  ‘예상 못 한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정말 나오지 않는 것일까.
  남자는 홀린 듯 다시금 사진을 훑었다. 입에 문 티는 자연스레 떨어져, 명치 부근부터 야릇하게 속살을 보여주고 있었다. 만남을 약속한 사흘 전부터 뜨문뜨문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아랫도리가 부풀어 오른 탓에 핸드폰 액정에 얼마나 정액을 뿌려댔는지, 저 빌어먹을 자식은 모를 것이다.
  처음에는 허망함이. 그다음에는 약간의 실망감이 도졌고, 마지막에 자리 잡은 것은 분노였다. 앱에서 먼저 말을 걸어오고 발정이라도 난 것처럼 갑자기 사진부터 보내온 걸레 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