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퍽, 퍼억.

“잘못...했어요. 살려 주세요.”

피떡이 된 얼굴, 불어 터진 입술, 그 와중에도 살아보겠다며 이연의 다리 밑으로 빌빌 기는 남자의 모습이 볼만했다.

“씨발, 잘못은 내가 아니라 진 사장한테 빌어야지. 왜 엄한데 징징거리세요?”

이연의 쌀쌀맞은 목소리가 공사장 내에 맑게 울려 퍼졌다.
그녀는 숙였던 허리를 펴고 한숨을 낮게 쉬었다.
쥐고 있던 쇠 방망이를 허공에 휘두름과 동시에 핏물이 사방으로 후두둑 튀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시야에 들어오는 삭막한 풍경에 짜증이 몰려온다.
익숙해질 법도 한 콘크리트 벽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혔다.

‘내 안구는 씨발, 주인 잘못 만나서 허구한 날 이딴 좆같은 꼬라지만 보고 있네.’

비릿한 피 냄새와 쇠붙이가 절그럭거리는 소리, 그리고 누구 하나 죽어 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분위기.

앞으로는 사람의 형태로는 보이지 않는 육체가, 등 뒤로는 장정 열댓 명이 그녀의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20대 파릇파릇한 여성인 이연 에게는 미관상 좋지 못하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 험상궂은 면상들을 치우라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물론 꺼지란다면 곱게 꺼질 인물들이었다.
그들에게 이연의 말은 하늘과도 같았으니까.

그러나 그 전에, 일이 우선이다.

“차 실장, 아무리 봐도 입 안 열 것 같지? 처리할까?”이연은 가장 가까이에 서 있던 도원에게 턱을 까딱거렸다.

“...”

그런데 퍼뜩퍼뜩 돌아와야 할 답이 없고 어째 조용했다.
이연이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도원이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보고 있었다.
참 반듯한 인상이었다.
재수 없게 사내새끼가 매끈하게 생겨서는, 여자 여럿 울릴 것 같은 외형이 항시 거슬렸다.
그런데 키는 멀대같이 커서 덩치는 또 얼마나 좋은지, 딱 이연이 기피하는 부류였다.

아무리 성인 남성을 상대로 난다긴다하는 이연이었지만 체급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존재만으로 충분히 불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