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의 하늘은 괜히 더 맑아 보인다. 일하는 내내 갇힌 직장에서 창밖을 보지 못하는 직장인의 눈에는 원래 모든 게 그래 보이는 법이었다. 진우도 결국 평범한 직장인 중 하나인만큼 쉬는 날의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단지 평일에 쉰다는 것을 제외하고. 그래서 오히려 더 좋은 걸 수도 있었다. 남들이 일할 때 나는 나와서 놀고 있지? 복작거리는 거리는 딱 질색이어서, 한산하고 고요한 거리에 저만 혼자 있어서, 더 마음에 들었다. 비록 평소 밖에 나오는 것을 즐기진 않았지만, 오늘은 어쩐지 더 기분이 좋은 것만 같았다. 날이 좋은 것도 한몫했으리라. 하얗게 떠 있는 구름, 파랗게 번지는 하늘, 눈부신 햇살, 초록빛으로 반짝이는 가로수. 그 사이를 스쳐가는 바람은 극내향성 초집돌이 김진우의 마음까지 건드린 것이다. 마치 오늘만큼은 꼭 밖에 있어야 할 것처럼.
비록 잠시 잠깐 은행 업무차 밖으로 나온 셈이었지만 그래도 이런 날 밖에 있다면 또 밖에서 뭔가 먹고 들어가고 싶기 마련이다. 마침 친구, 주원의 회사가 근처에 있어 진우는 냉큼 주원에게 연락했다. 

-야, 오늘 바쁘냐?” -2:05
-ㄴㄴ. -02:05

역시 회사원은 일할 때 연락이 제일 빠르다.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게 세상의 주된 목표인 것처럼 주원은 진우의 카톡을 바로 읽었다. 

-오늘 퇴근하고 ㄱ? 02:05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02:06
-나 오늘 세 시 퇴근 ㅇㅇ-02:06
-헐, 아 그날이구나. -02:06
-ㅇㅇ. 바로 ㄱ-02:07

고등학교 때부터 ‘대기업, 대기업’ 노래 부르던 주원은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들어가 그만큼의 복지를 실컷 누리는 중이었다. 그중 하나가 격주로 금요일마다 오후 3시에 퇴근하게 하는 해피 금요일이라나, 뭐라나. 오늘이 마침 그날인 모양이었다. 날도 좋고 기분도 좋더니 어째 오늘 약속까지 금방 잡히는 게 아주 운수 좋은 날인가 보다 했다. 주원은 안 그래도 회사에 무슨 일이 있었다면서 얘기할 사람이 필요했다는 둥, 날도 좋은데 이런 날에는 절대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