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양~~”

이발소 문을 열며 박씨 아저씨가 등장했다. 박철수라는 흔하디 흔한 이름을 가진 이 아저씨부터 저어기 산골짜기 축사에서 일하는 외국인 알람까지도 수양을 쑤양이라고 불렀다. 뭘 바르지도 않았는데도 항상 붉은 물이 들어있는 입술이며, 모 여자 연예인보다 더 예쁘게 자리잡은 코, 장밋빛이 번지는 발간 볼. 무엇보다 예쁜 것은 눈이었다. 고양이처럼 살짝 치켜 올라간 눈꼬리가 웃기라도 하면, 수양이 사내인 걸 알고 있는 뭇사내들조차 바지춤을 움켜쥐곤 들썩거렸다. 누군가 이 예쁜이는 ‘군’이라고 부르기보단 ‘양’이라고 부르는 게 어울린다며 수양양이라고 부르더니 그게 나중엔 쑤양이 됐다. 처음에는 그게 뭐냐며 퉁명스레 대꾸했지만, 요즘은 그냥 눈을 살짝 치켜 뜨며 흘겨보는 것이 다였다. 그 흘김마저 묘한 맛이 있어 보는 이를 또 들썩이게 했다. 그래서 이 작은 이발소는 항상 성황이었다. 특히 사내들에게. 

“아저씨. 이발할 때가 된 거 같다 싶었는데 좀 늦었네요? 이 수염은 또 뭐야.”
“제법 바빴어. 저어기 아파트 새로 짓는 것 때문에.”
“안 그래도 이 동네에 무슨 아파트가 들어서나 했는데, 그래도 잘 지어지고 있나 봐요.”
“촌구석에 뭐 그리 대단한 것을 짓는다고 일손 구한다고 난리야.”
“그래서 바빴구나. 얼른 앉아요. 머리가 무슨 까치가 둥지 틀겠네.”

박씨가 껄껄 웃으며 샴푸 자리에 앉았다. 머리도 머리지만 지저분하게 난 수염도 문제였다. 수양이 금세 면도 크림을 준비해 박씨 옆에 섰다. 햇빛이 쨍해 에어컨을 틀어도 더운 날씨였다. 수양은 하얀 가운 안에 하얀색 얇은 반팔과 통이 크고 헐렁한 짧은 반바지만 입고 있었다. 고급 미용실도 아닌데 제가 어떻게 입든 상관은 없었으니까. 게다가 이 이발소는 단골 장사로 운영되는 곳이었다. 더 편안하게 입어도 괜찮을 수밖에 없는 공간이라는 거다. 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수양은 손으로 크림을 발랐다. 남자들이 좋아하는 그런 서비스다. 하얀 손 끝에 하얀 크림을 묻혀 박씨의 수북한 수염 위로 부드럽게 발랐다. 조심스레 건드리는 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