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차가 막 주차장을 빠져나와 신호에 걸려 멈춰 섰다.
운전대를 잡은 태하가 조수석에 앉은 이연을 힐끗 보며 물었다. 
“오늘 재미있었어?” 
“아. 네.” 
이연은 배시시 웃으며 조그맣게 대답한 뒤 샐쭉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실 좀 쑥스러웠다.
지금 이 남자랑 이렇게 여상한 대화를 나눈다는 게 말이다.
뭐가 재밌었냐고 묻는다면 놀이동산에서 그와 함께 한 시간이 다 재밌었다.
알록달록 화려하게 꾸민 회전목마를 탄 것도, 연인처럼 손을 꼭 맞잡고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할짝할짝 먹은 것도. 비명을 지르며 롤러코스터를 탄 것도 모두 다 재밌었다. 
하지만 지금 이연의 머릿속에 가득 찬 건 다른 거였다. 
떠올리는 것만으로 아래가 저릿해 오며 묘하게 흥분됐다.
신나게 놀이동산에서 놀고 난 뒤 마지막으로 실내 전체를 빙 도는 비행선을 탄 다음에 벌어진 일이었다. 
까마득히 높이 올라간 기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사람들이 다 개미처럼 보였다. 
“와아. 팀장님. 생각보다 되게 높이 올라가는데요? 저 아래 좀 보세요. 아까 우리가 탔던 기차가 완전 작아 보여요.” 
“어디?” 
태하가 이연의 뒤로 바싹 붙어 아래를 내려다봤다.
“진짜 그렇네.” 
“그쵸?”
그런데 아래를 다 보고 난 후에도 태하는 계속 이연에게 몸을 붙인 채 그대로 있었다. 
양팔을 앞으로 뻗어 난간을 짚었으니, 누가 봐도 자연스럽게 뒤에서 백허그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좀 전까지 종알종알 떠들던 이연은 입이 딱 붙은 것처럼 조용해졌다.
그가 뒤에서 안은 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엉덩이골에 묵직한 양감과 함께 뜨거운 열기가 확 끼쳤기 때문이었다. 
이연도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알았다.
모른 척 하기엔 크기도, 은근히 밀어붙이는 힘도 꽤 노골적이었다.
태하가 고개를 기울이며 이연의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아까 십대의 유태하는 어떻게 데이트했을 거냐고 물었지?” 
정염이 가득 찬 낮은 깔린 목소리에 이연은 움찔 몸을 떨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연은 놀이동산에 놀러 온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