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녹야입니다.”
“국장, 약 왔는데 나와서 안 받어?”
“에이, 다 옮겨 줄 거면서.”

 심지어 무거운 포션도 많은데 이거 내가 어떻게 옮겨. 이렇게 가녀린데! 약국 안으로 들어오는 마법사를 확인조차 하지 않고 인사하는 게 세비의 버릇이었다. 맞이하는 인사치고는 시큰둥하고 퉁명스러운 말투였다. 짜증 섞인 대장 난쟁이의 말투가 날카로웠다. 

대장 난쟁이를 보려면 고개를 한참 내려야 했다. 몸집은 작아도 힘은 상상초월로 센 놈들이었다. 작은 난쟁이들은 레일처럼 재빠르게 묵직한 박스들을 데스크 안 쪽으로 집어 넣자 세비가 태연하게 라꾸라꾸 의자에 앉아 손짓했다.

 “다음에는 더 깎아 줘.”
“국장, 자꾸 이러면 거래 끊어어?”
“어이, 마계에 약국이 여기 하난데 무슨 거래를 끊어요. 말도 안 되는 협박을 하셔. 어디 아파? 뒤늦게 성장통 와?”
“야!”

 흘겨보며 볼멘소리를 하는 대장 난쟁이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마계에서 마세비가 유일했다. 결국 붉어진 얼굴로 약국을 나서는 대장 난쟁이를 따라 줄 지어 나가는 난쟁이들의 폼이 퍽 귀여웠다. 여느 때처럼 박스 가득 들어 있는 포션의 개수를 세던 세비는 포션 하나를 쥐어 뚜껑을 땄다. 음, 역겨운 포션 냄새.

 수많은 법사들이 인외 존재와 싸우는 곳, 간단하게 마계라 하는 곳이다. 마계는 평범한 인간들이 살아가는 곳이 아니다. 인간 세상과 철저히 분리되어 있으며, 초능력이 없는 법사들이나 초능력이 있다 하더라도 선택받지 못한 법사들은 꿈도 꾸지 못할 곳이었다.

 인외 존재들과 직접적으로 싸우는 헌터, 이들을 고치는 마법사들의 의사 힐러, 선택 받은 자들만이 가능하다는 예언자까지. 이렇게 세 그룹의 마법사들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난쟁이들은 세 그룹의 자격을 박탈 당한 마법사들 중 마계에서 무쓸모한 존재라는 낙인이 찍힌 마법사들이 되는 루트였다. 마계에서 궂은 일들을 담당하기도 했지만, 인외 존재와 결투 중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헌터들이나, 다양한 이유로 능력을 상실한 힐러들이 난쟁이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