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사로운 햇볕과 함께 적당한 선바람이 드는 것을 보니 이불 빨래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이불 빨래하기 좋은 날씨라고 해도 이 솜이불을 혼자서 거드는 건 어지간한 힘으로 어려웠다. 하지만 소피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자기 몸 두 배만 한 이불을 들고 손바닥으로 힘차게 먼지를 내치고 있었다. 

“힘이 장사야. 하녀 말고 기사가 되는 건 어때?”

안 그래도 힘이 들어 죽겠는데 장난기 섞인 말이 자꾸 귀를 간지럽혔다. 

바로 이 모든 원흉이자 이 커다란 백작저의 주인 백작 아스테르 리오넬 크로우였다.

소피아가 말없이 부릅뜬 눈으로 노려보자 아스테르는 조금 주춤거리더니 이내 새침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거렸다.

“소피아. 넌 왜 그렇게 나에게 못되게 굴지.”
“그건 제가 해야 할 말 같은데요.”
“내가? 난 지금 널 감시하는 거지.”

아스테르는 의자에 편히 앉아 다리를 꼰 채 그녀를 자꾸 놀리고 있었다. 백작이라면 바쁘지 않나? 왜 자꾸 이러는지. 괴롭힘의 일종도 참 다양했다.

“감시하는 사람은 백작님 아니어도 많습니다!”
소피아는 괜히 성질을 내었다. 처음에는 그저 돈을 많이 벌어서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꿈이었는데 어쩌다 저런 능구렁이에 걸렸는지 한숨이 나왔다. 

그녀는 무시하고 이불 빨래에 집중했다.

“넌 한번을 안 지는구나.”

그 와중에 그의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흘러왔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 웃음소리에 제국의 어느 여자라면 껌뻑 죽을 테지만 그녀는 아니었다.

“그만 가주세요. 이러다 저 맞습니다.”
“누구에게.”
“모두가 좋지 않게 봅니다.”
“보라지 뭐. 내가 이곳 주인인데 감히 누가 말을 얹지?”

그는 끝까지 장난을 쳤다. 

소피아는 지나가는 백작가 사람들이나 혹여나 두 사람을 아는 사람들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볼까 봐 조마조마했다.

둘이 같이 있는 걸 본다면 쫓겨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였다.

그런데 저 눈치 없는 백작님을 어찌할꼬.

“이러고 있는 거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