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저주를 풀려면

1. 반가운 불청객

림느 산 동쪽, 깊은 숲속에 자리한 오두막에서 이른 아침부터 우당탕대는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오두막의 주인인 마녀가 늘 대낮까지 늦잠을 잔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조금 이상한 일이었다. 대체 무엇이 마녀의 단잠을 깨운 걸까?

“흐음.”
 
침대에 누워 있는 남자의 몸 상태를 살피는 리시안의 싱그러운 진녹색 눈동자가 바삐 움직였다. 접질려서 발목이 부어오른 걸 제외하면 상처 자체는 깊지 않았다. 숲을 헤매다 잔가지 따위에 쓸린 얕은 상처가 대부분이었고, 부상보다는 피로에 지쳐서 쓰러진 거에 가까웠다.

남자의 발목에 부목을 댄 다음 야무지게 붕대를 두르고, 상처 부위에 꼼꼼히 연고를 펴 발라 처치를 마친 리시안은 이마에 송송 돋아난 땀방울을 손등으로 훔쳐내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다 됐다!”

침대 머리맡에 쪼그려 앉아 턱을 괸 그녀는 비로소 제 집에 들이닥친 불청객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한낮의 태양 빛을 머금은 찬란한 백금발과 반듯한 이마 아래로 쭉 깎아지르는 콧대. 남자는 이제껏 살면서 보아온 인간, 아니 모든 생명체를 통틀어 단연코 가장 아름다웠다. 

절로 감탄을 자아내는 외모였다.

“어서 깨어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저 남자와 ‘그걸’ 할 수 있을 텐데. 조그맣게 중얼거리며 이불이 덮인 하반신 쪽을 흘깃거리는 리시안의 뺨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마주 모은 그녀의 발가락이 기대감에 꼼지락거렸다.

약 세 시간 전. 한창 단잠에 빠져 있던 리시안은 어디선가 자꾸 들려오는 소음에 인상을 찌푸리며 부스스 일어났다. 무언가 싶어 보니 숲새가 그녀의 집 유리창을 부리로 연신 콕콕 쪼아대고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창을 열어주자 숲새가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현관으로 이끌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리시안은 문밖의 광경에 놀라 입을 크게 벌렸다. 앞마당에 손수 열심히 가꾼 텃밭은 엉망으로 망가져 있었고 그 위로 웬 인간 남자가 쓰러져 있는 게 아닌가. 아직 잠이 덜 깼나 싶어 쓱쓱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