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변하는, 나의 란타나

[프롤로그]
너절한 궁핍의 냄새가 기어코 죽음의 순간까지 함께한다.
‘아, 겨울밤에 내리는 비는 이토록 무서운 거였구나.’
타니아는 피가 고인 입안으로 빗물이 흘러들어와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상념에 잠겼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며 온몸에 충격이 왔다. 얼어붙은 땅 위에서 얼마간의 시간 동안 방치되어서 움직일 기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다리와 팔도 골절되었나 봐.’
아마도 나는 이대로 죽겠지.
그녀는 제 몸 곳곳에 피어난 통증으로 저의 죽음을 예상했다.
‘누가 나를 찾아주기라도 한다면 운 좋게 살 수도 있겠지만, 맥스도 나를 버린 마당에 누가 나를 찾아주겠어. 나는 비가 휘몰아치는 겨울밤에, 산을 헤맬 정도의 쓸모가 없지.’
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아득해지는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제 인생이 꼬인 시작점이나 추적하는 일뿐이었다.
‘조금 더 쓸모가 있었더라면 사인이라도 그럴듯하게 바뀌었을까.’
그래봤자 고된 노동과 피로한 삶에서 벗어날 순 없었겠단 결론에 이를 뿐이었다. 탈진한 몸에 마음의 무게까지 더해졌다. 그렇게 생존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그런데도 타니아는 이대로 눈을 감고 싶지 않았다.
형식을 벗어난 첫 마디가 무른 기억에 박혀버린 탓이었다.
-란타나.
이 와중에 몇 달 전에 처음으로 만난 남자가, 그 첫 만남이 타니아의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생의 마지막에서 보고 싶은 사람이 어떻게 그 남자일 수가 있지.
고작 몇 달, 그 짧은 시간 동안 몇 번 만나 시답잖은 이야기나 주고받았을 뿐인데, 죽음을 앞둔 타니아는 이상하게 그 남자가 보고 싶었다.
나는 못 오를 나무를 바라보고 있었던 걸까.
어차피 지금이 나의 마지막이라면,
그 아름다운 남자와 함께했던 날들이나 실컷 회상해야지. 어차피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으니 숨이 다하기 전에 처음부터 끝까지 되새겨볼 수 있겠어.
그렇게라도 내 사고가 멈추기 전에 머릿속의 끝점만큼은 아름다운 것으로 장식하자고.
타니아는 혼미한 정신으로 그와의 첫 만남부터 힘겹게 떠올렸다.
[1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