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수감번호 1004번 면회!”

마침내, 천사의 발끝이 지옥에 닿았다. 

쾅! 

소름 끼치게 날카로운 잔향이 멈추자, 그 끝에 한 여자가 있었다. 

군데군데 물이 빠진 녹색 수의 차림의 바림은 시골 마을 어귀를 지키는 당산나무에 걸린 낡은 무명천 조각 같았다. 

“당, 당신은?”

8년 만이었다. 한 달 뒤 결혼식에서나 만날 줄 알았는데.

“앉아요. 목 아파.”

남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죽음을 애도하는 색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하얗다 못해 푸른 기가 도는 얼굴과 대조되는 검은 넥타이가 바림의 죄명을 상기시켰다. 

살인미수. 사람을 살해할 고의로 범행에 착수하였으나, 살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성립되는 범죄.

아니, 나는 무고하다. 

바림이 결백을 증명하듯 목을 곧추세웠다. 남자의 시퍼런 눈초리가 그녀를 가두었다. ‘어디서 감히.’라는 엄중한 경고였다. 

구치소에 수감된 지 한 달이 되었다. 사안이 중대하다는 판단에 이천만 원이나 들여 변호사를 선임했다. 하지만 검사 출신의 형사법 전문이라던 변호사는 무죄를 밝히기는커녕 자백과 합의를 강권했다. 말끝마다 실형이 확실시된다는 불길한 예언을 첨부하면서.

이름 모를 누군가의 바짓단이라도 잡을 만큼 절박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아니다. 

무시하고 나갈까. 찰나의 유혹이 바람의 손을 잡았다. 그때였다. 접견실을 울리는 중후한 음색이 귓바퀴를 훑었다.

“유가족한테 예의는 지켜야지.”

신의 완벽한 조물, 너무 완전한 나머지 질투심이 발동한 신이 ‘인간미’라는 필수 자질을 삭제해버린 오만하고 냉정한 남자.

명치가 아렸다. 바림이 복부를 손으로 눌렀다.

그의 형이 죽었으니 유가족인 건 맞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바림도 유족이었다. 그의 형과 결혼할 여자였으니.

남자가 턱짓으로 바림 앞에 있는 의자를 가리켰다. 아랫입술을 으깨 문 바람이 간신히 의자에 기댔다. 

“뭐라고 불러 줄까?”

투명막 밖에 있는 남자가 상체를 기울이며 물었다. 파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