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떻게 안되겠니 시우야?

2월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에도 겨울은 물러갈 생각이 없는지 차갑게 불어대는 바람이 시우의 코끝을 얼렸다. 밤샘 작업을 하느라 뻑뻑한 눈이 느리게 감긴다. 제대로 끼니도 챙기지 못해 어지러움이 밀려든 탓이었다. 

“저번에 드린 게 다예요.”
-그러지 말고 시우야. 등록금 모아놓았을 것 아니야? 그거라도 좀 보내 봐.

“어머니….”
-아니. 그럼 너희 아버지. 저대로 감옥에 보내야 하겠니? 솔직히 너희 형 지호만 살아 있었어도…!”

하필이면 은행의 두꺼운 유리문을 밀기 직전 전화가 걸려왔다. 자꾸만 돈을 보내달라 하는 부모들 때문에 이체 한도를 낮게 설정해 놓았기에 등록금을 납부하기 위해 은행으로 오던 길이었다.

“…알겠어요. 보내 드릴게요.”

물론 이미 납부한 뒤라고 말을 해버리고 싶었지만 타고나기를 거짓말을 못하는 성격이었다. 게다가 자신을 구하는 바람에 이제는 세상에 없는 형 지호의 이름은 항상 시우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그러게. 이렇게 감정 상하기 전에 진작 그러면 얼마나 좋니? 왜 꼭 내 입에서 지호 이름이 나오게 만들어? 흑흑
“…죄송해요. 울지 마세요.”

쌍둥이었지만 늘 시우보다 뭐든 앞서던 지호는 가난한 부모들의 희망이었다. 그 어떤 시험에서도 1등을 놓쳐 본적이 없던 지호는 한국 대학교 장학생으로 입학을 앞두고 있었고 그들이 사는 동네에는 부모의 이름과 함께 지호의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렸었다. 

-그래. 너만 아니었어도…. 

대학 입학을 앞두고 사이좋았던 쌍둥이들은 둘만의 여행을 계획했다. 그리고 부모가 말렸던 그들의 여행은 자신의 몸보다 시우를 먼저 생각했던 지호가 세상을 떠나는 것으로 끝이났다. 

“바로 송금해드릴게요. 너무 울지 마시고 식사 꼭 챙겨 드세요.”

바로 돈을 보내겠다는 시우의 말에 미진은 더 이상의 말은 하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시우는 통화가 종료된 휴대폰을 귀에서 떼어 낼 수가 없었다. 저를 향한 미진의 원망이 담긴 울음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