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번째 남편에게>
로맨스 판타지 / 모드b / dokgonana@gmail.com

결혼 그게 뭐가 그리 좋다고 다들 시시덕거리는지. 거울에 비친 표정이 딱 그리 말하고 있었다.

"아가씨. 얼굴 피셔요."
"하..."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쓰다듬는 유모의 손길에 한숨을 쉬었다. 유모는 복잡한 미소를 지으며 내의 머리칼을 쓰다듬었다.

"우리 아가씨 언제 이렇게 멋진 어른이 되셨어요."

유모는 이제 더 정리할 것도 없는 금빛 머리칼을 재차 매만졌다. 반짝반짝 윤이 나게 다듬어진 머리는 누가 봐도 공을 들인 티가 났다.
고개를 들면 거울 너머 한 소녀가 보인다. 성인식을 치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앳된 얼굴을 벗지 못한 아이가 빳빳하게 앉아있다. 어울리지도 않는 분칠을 뒤덮은 모양새가 우스웠다.
귀족가의 딸들의 인생이란 다 비슷했다. 딸의 결혼이 최고의 성취라 믿는 부모는 혼기가 차기 전 좋은 상대와 약혼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약혼이 성사되면 두 사람이 제발 서로를 경멸하지 않기를 바라며 딸을 성인식까지 길러낸다. 성인식에 선 두 사람이 멋진 춤을 추면 오래 묵힌 숙제를 해치우듯 결혼을 준비한다. 지루하기 그지 없는 클리셰다.
왕국을 휘어잡는 공작가라고 별반 다르진 않았다. 에카르트 공작가의 하나뿐인 영애는 몇 달 전 성인식을 치렀고 오늘 결혼한다. 몇년 전의 약속에 묶여 있는 꼴이 참으로 시시하기 그지없었다.
뭐 새삼스럽게 그런 내 처지가 불행하니 마니 불평은 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리란 걸 모르던 것도 아니었다.

"아가씨."

유모가 발치에 주저앉아 나의 손을 잡았다. 거칠었다. 나는 유모의 투박한 손을 한참 바라보았다.

"꼭 행복하실 거예요."

힘주어 말하는 유모에게 나는 무어라 말할 수 없었다. 그저 작은 미소를 지었다. 유모는 그 작은 것조차 만족스럽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갈게. 유모."

문 바깥에는 나를 데리러 온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거치적거리는 흰 치맛자락을 질질 끌며 미련 하나 없는 사람처럼 걸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