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미몽(迷夢)

‘미몽(迷夢)’: 불가능을 넘어서는 국내 최고급 서비스. 프라이빗 비즈니스팀: 모아른

“내 남편 꼬실 년이 너야?”

턱밑까지 오는 단발을 찰랑거리며 손에 쥔 명함과 아른을 갈마보던 석류가 물었다. 

모조품이었다. 보석과 옷, 슬리퍼까지 몸을 휘감은 명품과 달리, 석류의 내면에선 대중사우나에 비치된 화장품처럼 싸구려 향이 났다. 

“네.”

아른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얼굴을 갈아 끼웠다. 자신 있고 당당하게. 

다이아몬드를 닮은 명징한 피부에, 흑요석처럼 검은 눈은 폭풍 전 바다 같았다. 루비를 세공한 듯한 입술이 미색의 정점을 찍었다. 보티첼리가 그린 비너스의 현시라고 할까. 남자의 성적 열망을 자극하는 여자였다. 미몽의 대표 천 사장이 그녀를 추천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사랑합니다. 고객님. 뭐든 이루어 드려요.

습자지처럼 사람을 빨아들이는 눈빛과 볼살이 밀려 올라가도록 끌어올린 청아한 입매. 
고작 스물네 살, 아른은 표정 하나만으로 제 의사를 정확히 표현해냈다. ‘기깔나네.’ 석류가 앞니 끝을 혀로 핥았다.

첫인상 평가는 끝났고.

고객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확인한 아른이 집안을 둘러봤다.

거친 면이 드러난 블록 콘크리트 벽과 로프트로 이어진 철제 계단, 공연장을 연상시키는 조명으로 꾸며진 거실은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였다. 천장부터 이어진 와이어에 걸린 여러 액자 중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는 그녀의 방에도 걸려 있는 작품이었다. 아른이 빠르게 눈을 깜빡였다. 온라인 샵에서 구매한 삼만 원짜리와 뭐가 다를까. 십억이 넘는 그림을 닳도록 응시했다.

“한국의 안도 다다오라 불리는 건축가 박석현 선생님의 작품이에요. 우리 집.”

가슴을 앞으로 밀어내며 아른의 시선을 불러세운 석류가 ‘우리’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묻지도 않는 정보를 줄줄 흘리는 사람은 대부분 관종이나 아싸(아웃사이더)다. 둘 다 해당할 것 같은 그녀에게 아른이 부러운 낯빛을 해 보였다. 

“좋으시겠어요.”

근데, 당신도 저 그림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