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한 이혼 전말

1.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아침. 기다란 식탁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은 두 사람 사이에 숨 막히는 침묵이 흘렀다. 달그락, 작게 들려오는 은식기 부딪히는 소리만이 식당에 내려앉은 정적을 간간이 흩뜨릴 뿐이었다.

풋풋한 신혼부부의 모습이라기엔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으나 이곳 발렌틴 저택에 종사하는 이들에겐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었다. 언제나처럼 먼저 침묵을 깨트린 것은 샤를로트였다.

“오후에 모임 있는 거 알죠?”
“압니다.”
“그럼 이번에도…….”

샤를로트는 말끝을 흐리며 질문을 생략했다. 딱히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지금껏 수없이 반복했던 질문이니 굳이 입 아프게 길게 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뿐.

“…….”

손에 쥔 나이프를 내려놓은 루시어스는 그제야 맞은편의 샤를로트를 바라보았다. 이마를 살짝 덮은 눈부신 은발에 청 다이아몬드를 박아놓은 듯한 짙푸른 눈동자. 일자로 쭉 뻗은 유려한 콧대와 그 밑에 자리 잡은 단정한 입매. 

한때는 저 황홀한 외모에 넋을 놓은 적이 있었으나 이제는 별 감흥조차 일지 않았다. 겉보기만 아름다울 뿐 제 남편은 심장이 없는 조각상이나 다름없었으므로.

“없다고 해주십시오.”
“그래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샤를로트는 여상히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올 거란 기대가 없었기에 언짢지도, 서운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루시어스가 모임에 얼굴을 비추겠다고 답했다면 놀라서 의자에서 굴러떨어졌을지도. 시답잖은 생각을 하는 사이 잠시 멈췄던 식기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샤를로트는 사시사철 똑같은 풍경을 창 너머로 내다보듯 루시어스가 식사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관망했다. 포크와 나이프를 쥐는 손동작, 음식을 먹는 순서, 씹을 때 움직이는 입술의 모양새와 삼킬 때 꿈틀거리는 목울대까지. 지나치게 단정하고 정적인 이 일련의 행위들은 식사라기보단 차라리 업무의 일환에 가까워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를 마친 루시어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대신 가만히 앉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