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도

겨울이었다. 창밖엔 구름과 한데 섞인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순백의 풍경이었다. 유주는 두 무릎을 끌어안은 채 물끄러미 바깥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래 봤자 한 달. 딱 한 달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늘은 따사로운 햇살을 품을 것이었다. 4년 동안 감옥에 처박혀 있는 저와는 다른 입장이었다.
자연스레 제 곁을 떠나간 동료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두 가지 방식으로 감옥을 벗어났다. 배신하거나 자살하거나. 감시관은 그렇게 감옥을 나간 동료들을 운운하며 어서 빨리 본거지를 토해 내라 종용했지만 유주는 끝까지 입을 다물었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고문을 당하면서 망가져 버린 심장이 신념을 갖고 있을 리가. 그저 미련 없이 생을 털어내고 싶었다. 죄책감이라든지, 체념이라든지, 무엇이든지 간에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않고 자유로이 안식 속에 잠들고 싶었다.
그리고 비로소 유주는 부푼 하나 남은 꿈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울프스로 이동할 텐데… 넌 살아남기 글렀다.’
그 이야기를 전달해 주면서 혀를 차던 감시관의 표정이 어땠더라. 며칠 전에 불과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유주는 쉽게 피로해진 눈을 감으며 무릎에 머리를 기댔다. 감은 눈꺼풀 아래로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올라갔다.
개 같은 마이도.
이 나라에서의 생활도 이제 끝이었다.

*

“남은 인원은.”
“한 명으로 바빌론 작전의 총책임자였다고 합니다.”
보고를 들은 오언 맥커니의 푸른빛 눈동자가 느리게 깜빡였다. 허공을 응시하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초점이 잡힌 두 눈은 거대한 몸집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주었다. 오언은 희고 기다린 손으로 팔걸이를 두드렸다. 묵직하면서도 일정한 두드림이 이어지자, 부하인 켄이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달싹거리는 입술을 알아챈 건지 오언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유일한 한국 국적으로… 제임스 전 장교와 5년 전 작전 도중 마주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소음이 멎었다. 움직임을 멈춘 오언이 눈썹을 설핏 찡그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쓸데없이 혀가 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