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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르노바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며칠간 목적지를 향해 푸르른 파도 위를 매끄럽게 운항 중이었다. 하늘 위로는 갈매기들이 소란스럽게 끼룩거리며 제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바이올렛은 갑판 위의 산책로를 천천히 거닐며 조각조각 부서지는 대양을 감상했다. 국가에서 손꼽히는 최고급 여객선이라는 명성에 어울리게 주변으론 깔끔한 정장이나 드레스를 걸친 사람들이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카르노바어와 리어든어가 혼재된 공기는 저마다의 설렘과 행복이 깃들어 있었다. 아무래도 조만간 휴가철인지라 여행을 떠나는 자들이 많아 보였다. 저 아래쪽으로 보이는 2등실, 3등실 승객들이 이용하는 갑판 역시 활기찬 아이들 목소리가 아득히 들려왔다.

 여객선 난간에 팔을 걸치고 숨을 들이쉬니 짭짤한 바다 내음이 그녀의 폐부를 깊숙이 관통했다. 파도의 흰 포말이 배의 측면에 부딪히며 바람에 나뭇잎이 흔들리듯 연이어 소리를 자아냈다.

 카르노바를 떠나 본국 땅을 향해 가는 이 뱃길도 십 년 만이었다. 오래간만에 밟을 본토의 생각에 그녀는 흐린 웃음을 지으며 난간에 기대고 있던 상체를 일으켰다. 가벼운 움직임을 따라 말간 금발이 모자 아래서 은은히 빛났다.

 부모 없는 타지에서 적응하며 원하던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고국 리어든에 비해 카르노바는 훨씬 개방적인 문화를 지녔고, 그 덕에 바이올렛은 자신이 좋아하는 학문을 심도 깊이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어느덧 나이가 차자 그녀는 카르노바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그곳에서 졸업까지 끝마친 후 본국으로 돌아오리라 믿었건만, 가문은 그녀에게 무기한 휴학을 종용한 후 본국으로 불러들였다. 대학 졸업이 보류되었다는 점에선 서글펐지만, 그래도 언젠가 카르노바로 돌아가 대학을 졸업할 심산이었다. 

 “아가씨, 이제 티 타임이신데 카페로 가시겠어요?”

 어느새 자신의 곁으로 다가온 하녀 에밀라가 생긋 웃었다. 

 에밀라는 카르노바에서 유일하게 바이올렛을 따라 리어든으로 넘어오는 사용인이었다. 비슷한 나이대에 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