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사정]

[1장]

엄마는 거짓말쟁이.
그녀는 입버릇처럼 내가 어른이 되기 전 절대 연애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대학생이 되면 잘난 남자들이 널렸을 거라면서. 남녀 간의 ‘사랑’이란 것에 은근한 죄책감을 심어 주었다. 

‘불 꺼지면 할 것도 없는 깡촌이여. 청아 너, 절대 해 꺼지면 돌아다니면 안 되는겨. 헛짓거리하면 엄마 접싯물에 코박고 뒈질겨. 알아먹어?’ 

하도 들어 외워버린 레퍼토리. 그래도 나는 그녀의 맘을 충분히 이해했다. 아마도 내가 늦은 나이의 엄마 아빠에게 찾아온 무남독녀 외동딸이기에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말만 철썩같이 믿었다. 대학만 가면 호시절이 올 줄 알고.

그런데 이게 뭐야? 오징어, 주꾸미, 낚지, 문어, 한치만 가득…. 눈코입이 제자리에 있으면 키가 나보다 작아. 키가 크면 냄새가 나네? 어머, 저 남자 괜찮아 꽂히면 임자가 있었다.
비통한 일이었다. 충청도 부여 시골에서 올라와 친구도 없던 내 인생에 연애란 없을 거란 걸 그때부터 예상했다.

김청아. 나이 스물셋. 보수적인 부모님 그늘에서, 말썽 한번 없이 곱게 자랐다. 
옆자리 친구가 연애를 한대. 섹스도 했대! 자랑을 해도, 응, 나는 대학 가서 더 멋진 남자 여럿 만나며 즐길 거야. 
강직한 마음가짐으로 한눈팔지 않았다. 그랬기에 야간 자율학습도 부모님 권유로 마다하고 안락한 나의 핑크색 벽지가 둘린 방에서 책만 파기를 삼 년. 당당히, 나는 한국 대학교 경영학과에 합격했다. 

파란만장한 나의 연애 일대기를 펼쳐 보리라.
위풍당당하게 서울로 올라와 자취방을 얻고 작심한 채 오티에 갔다가 돌아온 날. 나는 그로부터 삼 일간 앓아누웠다. 엄마의 말을 순진하게 믿은 나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때려가면서.

‘안녕, 청하야? 오빠라고 불러. 후훗.’

후후웃? 눈은 죽 찢어져서 앞니도 들쭉날쭉 난 선배라는 새끼가 목에 팔을 둘렀을 땐, 첫 수업을 듣기도 전에 자퇴 욕구가 올라왔다. 그 오징어를 시작으로 군대도 가기 전 고딩 티도 다 벗지 못한 무수한 연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