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고]

젊은 환생자의 초상

 폐병. 폐병이라니.

 그 모든 모진 일들을 겪어 놓고, 결국 사인이 폐에 걸린 병 때문이라니, 웃기지도 않았다.

 허탈하게 웃은 루이스는 여전히 환상통을 겪고 있는 제 두 손목을 내려다보았다. 그 자리엔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은 지 오래다.

물건을 훔치다가 잡혔다는 누명을 쓰고 잃게 된 손이었다. 아무리 가난해도 범죄는 저지르지 않고 살던 과거가 무색하게, 그의 두 손은 자비 없이 잘려나갔다. 그 이후로 그는 제대로 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지 못했다. 화가로서의 인생은 끝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런 그에게는 좀 더 극적인 최후가 찾아올 줄 알았는데, 겨우 폐병을 진단받고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게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제이슨."

 영영 가닿지 않을 이름을, 허공에다 대고 중얼거렸다. 희뿌연 입김이 공기 중에 흩뿌려졌다. 한때 제 인생의 전부라고 믿었던 남자의 이름이었다. 또한 그것은 화가로서 제 생명을 끝장내고 매장한 집안의 도련님 이름이기도 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던가. 세상에 그런 덧없는 헛소리도 없었다.

 증오스러웠다. 그가 속삭이던 사랑의 말도, 제 모든 것을 바쳐 숭배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그의 몸뚱이도. 

 어차피 갖지 못할 대상이었다. 갈라테이아를 조각한 피그말리온의 이야기가 고작 허구에 불과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인간에게는 차마 탐내서는 안 될 것들이 있었다.

 루이스는 감히 제 뮤즈를 사랑했다. 그를 탐하고, 찬양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그 죗값을 톡톡히 치른 것이다.

 남자는 찬 공기를 한껏 들이키고는 한바탕 기침을 했다. 피 섞인 가래가 튀어 희게 쌓인 눈 위로 붉은 점을 만들었다. 의사는 그에게 가망이 없다는 선고를 내리면서도, 최대한 차가운 바람을 쐬지 말고 호흡기에 무리를 주지 말라고 했다. 그런 위선 섞인 진단 따위 개나 주라지. 어차피 곧 죽게 될 거, 마지막으로 제 빼앗긴 작품이나 돌려받을 요량으로 찾아온 곳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