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윤서린은 차은혁을 거절할 수 없다. 그것은 정정할 수 없는 명제와도 같았다.
저는 항상 을의 위치에 있었기에. 망해버린 집안과 그의 집에 얹혀산다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그리고 그를 향한 저의 마음까지도….

그렇기에 밀어내지 못했다. 자신을 덮쳐오는 그의 커다란 몸을. 그 품에 안긴 게 기껍다면 미친 생각일까. 서린은 그렇게 생각하며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흐읏…!”

서로의 몸이 한 치의 틈도 없이 맞붙었다. 닿은 면적이 커진 만큼 그는 저의 안쪽 깊이 파고들었다. 뽀얀 허벅지를 움켜쥔 손에는 여유란 것이 담겨있지 않았다.

“처, 천천히.”
“응.”

대답과 달리 몸짓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격렬해졌다. 낡은 제 자취방 안에는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음과 몸이 뒤엉켜 질척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하윽….”

배 안쪽이 올려 쳐지며 처음 느껴보는 감각에 서린은 쉴 새 없이 신음을 흘렸다. 귀로 들려오는 소리가 낯간지러워 손으로 입을 막아보았지만, 그런 제 손에 깍지를 끼는 그 때문에 소용없는 짓이었다.
은혁은 훤히 드러난 서린의 목덜미를 콱 깨물고는 혀로 느릿하게 핥았다. 이윽고 목에 진한 흔적이 남자 그제야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살짝 지었다. 그 행동이 소유욕을 주장하는 것만 같았다.

뭐가 그를 이렇게 불안하게 만들었을까. 무엇을 이렇게 애타게 원하는 걸까.

서린은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꾹 삼켰다. 그리고 잡히지 않은 손으로 저의 봉긋한 가슴에 얼굴을 묻은 그의 뺨을 그러쥐었다.

9년 전 봤던 냉한 표정의 소년은 욕정을 가득 담은 남자가 되었다.
자신과 손끝만 닿아도 몸서리치게 싫어하던 소년이 지금은 제 가장 깊은 곳까지 탐하고 있었다.

서린은 그에게 입술을 맞추었다. 두툼한 혀가 저의 치열을 훑고 입안을 휘저었다. 그를 미워하고 싶었다. 밀어내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만큼 그가 주는 애정이 기꺼웠다.

서린은 은혁의 허리에 다리를 감았다. 이윽고 자신의 안에 가득 퍼지는 것을 느끼